주님의 말씀을 온전히 배워야 하는 이유: 생명과 사망의 문제 (레 10:1-11)

나답과 아비후는 왜 다른 불로 분향했을까? 두가지로 유추해 볼 수 있는데, 먼저 그들은 그러한 규례에 대해 제대로 듣지 못했을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제대로 들었음에도 무시하며 불순종함으로 자기들 마음대로 다른 불을 쓴 것이다. 이에 대해 여러가지 '영적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점은 주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고, 그 배운 것을 상황에 관계 없이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신학교에 가야 한다는 말은 결코 아닌데, 신학교만 간다고 제대로 배우고 소위 '주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갖추어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배운다는 것은 단지 학점을 이수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말 깨우치고 습득함으로 그 배우는 것과 내가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사실 선악과를 먹게 된 이유도 비슷한데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선악 지식의 나무 열매를 먹지 말라고 하셨을 때는 아직 하와가 아담으로부터 나오기 이전이었다. 그래서 하와는 그 말씀을 여호와께 직접 듣지 못했고, 따라서 아담은 그 들은 것을 정확히 아내에게 전달했어야 했다. 하와가 만지지도 말라(창 3:3)고 옛 뱀에게 잘못 설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하와의 잘못은 먼저 잘 듣지 않았다는 점 (아담이 제대로 말해줬을 경우), 그리고 머리인 남편에게 묻지 않고 뱀의 말을 듣고 선악과를 먹었다는 점이지만, 그 이전에 아담의 잘못도 작지 않다. 그래서 저주 받은 '첫 사람'은 아담이지 하와가 아니다. 따라서 주님은 아담류를 끝내기 위해 '마지막 아담'으로 성육신 되어 오셨다 (고전 15:45).

이러한 원리는 이제 신약 시대의 교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 되는데, 신랑이신 그리스도께서 온전하게 계셔도, 그 분이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셨어도, 교회가 '그냥 믿고 서로 열심히 섬기고 사랑하면 되지 뭐' 라는 식으로 말한다면 (물론 당연히 그러한 말은 열매를 보면 가능하지 않은 것임이 드러난다) 주님의 신부인 교회는 소망이 없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정말 열심히 그리고 정확히 배워야 하는데, 그리스도를 제대로 배워야 하고 (엡 4:20),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해야 한다 (딤후 3:14).

이렇게 배워야 하는 이유는 배우고 깨닫고 아는 것이 단지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사망의 문제이기 때문인데, 오늘 말씀에 '죽음을 면하라'는 명령이 6, 7, 9절에 세번이나 연거푸 나온다. 이것은 주님 혹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관계된 것인데, '거룩'이라는 말은 범접할 수 없다는, 신비롭고 완전히 다르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분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그 정하신 규례 혹은 길을 따르지 않으면 헛수고일 뿐 아니라 결국은 멸망이다. 그래서 주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길이 없다.

6절은 '모세가 아론과 그의 아들 엘르아살과 이다말에게 이르되 너희는 머리를 풀거나 옷을 찢지 말라 그리하여 너희가 죽음을 면하고 여호와의 진노가 온 회중에게 미침을 면하게 하라 오직 너희 형제 이스라엘 온 족속은 여호와께서 치신 불로 말미암아 슬퍼할 것이니라'고 하는데, 자신들의 형제들이 갑작스럽게 죽은 사건은 경악하고 애통할 만한 일이지만, 그들의 죽음에 대해 혹은 그들의 범죄함에 대해 슬퍼할 것이 아니라 '여호와께서 치신 불로 말미암아 슬퍼할 것'을 명한다.

주의 말씀을 제대로 배울 때 우리는 삶의 참된 가치와 기준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에 따라 행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단지 아는 것 만으로는 항상 그에 따라 행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며, 성별된 의지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여러가지 기뻐하고 슬퍼할 일들 혹은 불공평하다고, 사회적 혹은 역사적인 부조리라고 느끼는 불편한 일들을 부대끼게 될 때, 그 가운데 선택할 기준을 알고 분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제 시대나 일본에 대해 화만내고 적대심만 갖거나 불평만 할 것은 아닌데, 이러한 것은 열등감에 기반하고 우리만의 역사적 상황이라는 고립된 시각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동일한 기준으로 6.25를 볼 수 있어야 하고 현재 북한을 대할 줄 알아야 하는데, 좌파나 우파를 떠나 그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길과 기준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리스도인은 이념적으로는 우파를 택해야 하지만 현재 남북으로만이 아니라 한국 내에서도 분열된 상황은 진정한 우파와 좌파 혹은 진보와 보수가 존재할 수 없다).

주님, 주님을 섬기는 것은 영광스러운 것이지만 동시에 매우 두려운 문제임을 봅니다. 주의 말씀을 선포하며 주의 몸이신 교회를 섬기는 주의 종들이 두려움과 충성스러운 태도로 주의 말씀을 전하며 섬기게 하시고, 듣는 자들 역시 마음을 다해 주의 말씀을 받게 하소서. 주의 거룩하심을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그 거룩하심을 우리로 닮아가게 하시는 주의 영을 의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