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고 행복하게 하는 주의 말씀 (시 119:1-16)

와우, 시편 119편이다. 성경에서 가장 긴 장. 오늘은 그 시작이다. 히브리 시편은 겉으로 보면 시같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거기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는데, 이 가장 긴 119편도 처음 1-8절까지는 Aleph 즉 알파벳 A로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 9-16절은 그 다음 알파벳인 Beth 그리고 17절은 Gimel 이런 식이다.

따라서 1절부터 5절까지 각 문장은 A로 시작하고, Beth 부분은 아예 모든 문장이 B로 시작한다. 그래서 1절과 2절은 '아스레 (행복하다)'라고 운을 떼는데, 삶의 신비와 목적이 행복 자체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고, 사람에 따라 각자 행복의 기준도 다르지만 삶의 그 원래 참 의미를 깨달아 알고 그 의미를 살 수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에는 이러한 참된 가치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많은 유혹이 있고, 여러 다른 가치관과 기준이 과연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 잊게 만들지만, 인간과 세상이 존재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고, 따라서 그 존재의 의미, 창조의 목적을 찾는 것은 인생의 비밀을 아는 것이며, 이는 최고의 행복이다.

개역개정은 1절을 '행위가 온전하여 여호와의 율법을 따라 행하는 자들은 복이 있음이여' 라고 했는데, '행위가 온전하여' 라는 말은 원어에 없다. 아마도 '타밈'이라는 말을 그렇게 번역한 것 같은데, 그 원 의미는 '온전하다'로 '행위'라는 단어는 없다. 킹제임스흠정역은 '주의 법 안에서 걸으며 그 길에서 더럽혀지지 아니한 자들은 복이 있도다'라고 번역했는데, 원어로 보면 '행복하다 길에 온전한, 여호와의 토라 안에서 걷는 이들이여' 정도이다. 단지 '율법'이라면 무언가 지키는 것만을 연상하게 되지만, 여기 '토라'는 소위 모세오경이라고 하는 성경 첫 다섯 책 모두를 말한다. 율법이 기록된 부분은 출애굽기, 레위기, 신명기 정도겠다. 창세기는 정말이지 오묘한 책으로 그 내용은 '무엇을 하라' 보다는 2절 처럼 '여호와의 증거들'이 가득한 책이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데, 성경책 특히 모세오경은 여호와의 증거 혹은 증언들이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성경을 주실 때 심히 어려운 짐들을 지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 자신을 증거하기 위해 주셨다. 이러한 증거들을 찾아 발견하며 누릴 때 우리는 행복하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 특히 부자들은 이러한 행복을 알 수 없고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들의 삶이 현재는 화려하게 보일지라도 하나님을 떠난 순간적인 화려함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에 우리는 영원한 영광을 추구하고 그에 대한 증거를 받았다.

다만 믿는 우리가 잊지 말것은 주의 길을 알고 그 길을 가는 것 또한 은혜라는 것이다. 우리 각자의 믿음과 의지력과 성실함을 따라 주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4절 '주께서 명령하사 주의 법도를 잘 지키게 하셨나이다'라고 고백하는 것 처럼 주의 명령에 의해서다. 주님은 무엇을 하라고 명하기도 하시지만, 그러한 명령은 동시에 우리에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기도 하신다.

5절 또한 '내 길을 굳게 정하사 주의 율례를 지키게 하소서' 라고 고백하는데, 여기에 원어에는 '아칼레이!'라는 감탄사가 있다. '그렇구나! 그렇게 하게 하는구나!' 정도의 의미인데, 주님께서 나의 길들을 즉 환경적인 요인들에 대해, 그것이 좋든 아니든 인도하시지 않으면 우리는 주님의 율례를 지키기 매우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래서 소위 믿음이 좋아 보이는 사람들은 자랑하지 말고 오직 그러한 믿음을 주신 주님께 감사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은혜이기 때문이다.

9절은 갑자기 청년에 대해 언급한다. 이 시편 기자가 기록할 당시 청년은 아니었을텐데 청년을 언급하는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청년의 때는 질풍노도의 시기이며,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좋은 때이다. 청년부터 주의 말씀을 따라 행해야 하며, 특히 '전심'으로 주를 찾아야 한다 (10절). 특이한 것은 14절 ' 내가 모든 재물을 즐거워함 같이 주의 증거들의 도를 즐거워하였나이다' 라고 고백하는데, 재물을 즐거워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원래는 재물 혹은 부함이나 물질보다 주의 증거들을 즐거워해야 하지만, 정말이지 재물을 즐거워하는 만큼 만이라도 주의 증거들의 도를 즐거워한다면 우리 삶은 바뀔 것이다.

우리는 주의 말씀을 지키고 (9절), 전심으로 주를 찾으며 (10절), 주의 말씀을 마음에 두고 (11절), 주를 찬송하며 (12절), 주의 증거들의 도를 즐거워 하고 (14절), 주의 법도들을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주의 길들에 주의하며 (15절), 주의 율례들을 즐거워하며 주의 말씀을 잊지 말아야 한다 (16절).

주여, 여러 미디어를 통해 몰려오는 것들로 인해 많은 이들의 가치관이 오염되고 있습니다. 주의 백성들을 은혜로 인도하셔서 주의 말씀을 따라 살게 하소서. 그 신비와 행복을 오늘도 깊이 누리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