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의 소유자 (레 25:23-38)

희년에는 모든 것이 소위 '리셋'된다. 즉 원래대로 회복되는데, 이것은 '구속' 혹은 '속량'과도 관계있다. 원래 '속량'이라는 말은 한때 자유로왔지만 팔려서 종된 이들이 다시 값을 지불하고 자유하게 됨을 의미하는데, 따라서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죄로 인해 하나님과 멀어진 우리를 그리스도의 공로를 통해 다시 속량하셨고, 우리는 주께 '돌아오는' 것이며, 이는 만물의 소유자가 하나님이심을 의미한다.

만물이 하나님의 소유지만 특히 땅은 더욱 그러한데, 땅에서 모든 것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땅을 영원히 팔 수 없고 기회가 되면 값을 치르고 무를 수 있고 아니면 희년에 회복된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이 죄를 지어 땅이 그들을 토해내는 경우나 혹은 전쟁으로 땅을 뺏기는 것은 예외가 되는데, 그럴 경우에는 희년에 의한 회복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2차대전 후에 이스라엘이 수복될 때 까지 2천년 가까이 땅을 잃고 유리했지만, 여러 차례 곳곳 지역에 값을 지불하고 영국이라는 당시 강대국의 도움을 받아 그 땅을 회복했다. 그 전까지 그 땅은 임자 없는 땅으로서 여러 열강의 영향 아래 주인이 계속 바뀌었었다.

흥미로운 것은 '성벽 있는 성 내의 가옥 (29절)' 즉 성내 사람이 사는 집을 팔았을 경우에 1년 내에 무르지 못하면 영원히 새주인의 소유가 되는데, 이것은 '성' 그리고 '가옥'이라는 전제하에 있고, 후에 그리스도의 충성된 종들이 기업으로 얻게 될 '새 예루살렘' '성 안에 있는 자들' 그리고 '거할 곳이 많도다'는 구절들을 생각나게 한다. 새 예루살렘은 믿는 이들이 받을 영원한 기업이고, 거기에는 거할 곳이 많다.

레위 지파들에 대해서는 다른 지파와는 다르게 그들 소유의 텃밭은 팔지 못하는데, 각 지파에게는 '도'나 '주'처럼 땅의 경계를 정해서 할당했지만, 레위 지파에게는 각 지파의 땅안에 그들의 거주지와 밭을 주었다. 그래서 사실 소위 '풀타임 사역자'로 생각되는 이 레위 지파도 땅을 일구며 살았는데, 단지 가축을 기를만한 목축지는 없었고 그들이 먹을만한 정도의 밭을 할당받아 일구며 살았지만 팔 수는 없었다. 이것은 다른 지파에 비해 좀 자유는 없지만, 이러한 것을 통해 그들은 섬김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이것은 오늘의 '목회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인데, 전시간 사역자라고 해서 소위 '세상일'을 할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정말 사역이 많고 바쁘면 할 수 없지만 소위 영적인 일들과 세상일을 구분하는 것은 신약 경륜이 아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모두 왕족 제사장들로 부르심 받았기 때문이다.

35-37절은 구제의 원리를 말씀하는데, 먼저 '네 형제'가 대상으로, 만일 우리 곁의 형제가 가난하게 되었을 때 도와야 한다. 이 돕는 것은 기본적으로 굶지 않게 하고 '이자'를 받고 돈이나 양식을 꾸어주지 말라고 한다. 즉 구제라도 거저 주는 것만이 아니라 이자 없이 빌려줄 것을 말한다. 그냥 주는 것도 문제는 없지만 만일 그렇게 하면 게을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원리는, 첫번째가 '네 형제'로 시작해서 '너는 그를 도와 거류민이나 동거인처럼' 구제할 것을 명하는데, 따라서 '형제'는 물론이고 '거류민이나 동거인'들 역시 동일하게 구제할 것을 말한다. 이것은 좌파의 퍼주기 구제 방법과는 완전히 다른 것인데, '은혜'는 값없이 받지만 공짜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든 것의 기본은 여호와께서 하나님이심을 알고 인정하는 것인데 (38절), 바로 여호와의 주되심 즉 Lordship이다.  롬 11:36는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 이라고 기록하는데, 그리스도는 주시며, 모든 것을 소유하신 분이시다.

주님, 이 모든 것을 따라 순종할 수 있는 것은 주께서 우리의 법적 소유주이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실정법은 다르고 철저한 자본주의적 시스템에 살고 있지만, 그 안에서 하나님의 왕국을 추구하고 사는 저희들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