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적인 해석이 필요한 이유 (계 7:1-8)

생명의 삶 해설도 그렇고 많은 이들이 특히 이 계시록 7장의 십사만 사천에 대해 '영해' 즉 영적인 해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만일 그렇다면 여러가지 다른 의견들이 나오게 되는데, 요즘 문제가 되는 신천지도 그렇고 여러 이단들이 바로 이 숫자를 잘못 해석해서 그들만이 인침 받은 자들로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경은 우선 문자적으로 해석해야 하는데, 그렇게 문자적 해석이 확실히 적용되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영해가 필요하다. 특히 이렇게 사람들의 수를 영해하려 한다면 구약 민수기의 모든 지파나 사람들의 수 역시 영해되어야 하며 그러한 시도는 매우 이상한 결과를 낳게 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계시록에 십사만 사천 이라는 말이 두번 나오는데, 하나는 바로 여기 7장이며 다른 하나는 14장이다. 분명한 것은 여기의 십사만 사천은 이방인이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의 각 지파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방인인 우리는 이 숫자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이스라엘이 2천년 전에 멸망해서 세계 전역에 흩어진 후 이들의 출신 지파를 가늠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사실 자신들의 지파를 지속적으로 보존해 온 이들이 적지 않은데, 예를 들어 레위 지파는 제사를 담당하는 이들로서 현재 '칸' 혹은 '코헨' 등과 비슷한 발음의 성을 가진 이들이 그 후손들이다. 더우기 과학기술의 발달로 DNA등을 통해 자신의 속한 지파를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자체적인 자각이 없다해도 하나님께서는 누가 어느 지파에 속한 것인지 모두 아시며, 따라서 천사가 그들에게 인을 친다. 이러한 내용은 단지 우리가 아멘으로 받으면 된다.

그렇다면 '인침'은 무슨 의미이고 이 이스라엘 백성 중 십사만 사천에 대한 인치심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인침'은 '소유권' '권세' '보전' 등을 의미한다. 과거 주인이 종에게 인침으로 그의 소유가 되었고, 또한 어떤 문서나 사람에게 인침은 그 인친 사람 즉 왕이나 귀족의 권세를 나타냈으며, 그러한 인침받은 동물이나 사람은 안전을 보장받는다. 따라서 말세에 '땅과 바다를 해롭게' 하기 전에 이렇게 특별한 인침을 이스라엘 각 지파가 받는 것은 그들에게 무언가 주어진 사명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것은 인침받은 이들 외에는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다.

조금 더 묵상해보면 이 십사만 사천은 열두 지파에서 각기 만 이천을 합한 것인데, 원어로는 '144천' 그리고 '12천'이다. 이 '천 (칠리아스)'은 눈으로 대충 셀 수 있는 수이지만, '만 (무리아스)'은 '(눈으로는) 셀 수 없는' 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5:11에는 하늘의 천군천사가 '만만이요 천천' 즉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을 기록한다. 이 이스라엘 지파가 각각 '12천'이라는 것은 확실히 셀 수 있는, 즉 무언가 목적을 가진 숫자라는 의미다. 따라서 아마도 마지막 때에 적그리스도에 대한 전쟁을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천명 정도는 눈으로 대강 어늠 잡을 수 있지만 '12천' 즉 만 이천 정도는 요한이 셀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수에 대해 그는 '들었다'고 증언한다 (4절). 흥미로운 것은 지파 순열이 구약과 다르고, 과거 에브라임이라는 말 대신에 '요셉' 지파가 되었으며, 단 지파는 제외된다. 단 지파가 제외된 것에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단 지파가 이스라엘 땅에서 벗어나 멀리 옮겼기 때문에 더 이상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갖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이방인들에게 흡수되었을 것이다).

'지파'라는 말이 여기 외에 계 21:12이 마지막이 되는데, '크고 높은 성곽이 있고 열두 문이 있는데 문에 열두 천사가 있고 그 문들 위에 이름을 썼으니 이스라엘 자손 열두 지파의 이름들이라'고 기록한다. 즉 이 십사만 사천은 생명의 삶 해설 처럼 유대인과 이방인으로 이루어진 성도들이 아니라 온전히 이스라엘 지파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유대인으로 태어나게 하셨고 과거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은 영원하기에 영원한 새 예루살렘 역시 그 문들 위에 이스라엘 자손 열두 지파의 이름들이 새겨진다. 다만 14절은 '그 성의 성곽에는 열두 기초석이 있고 그 위에는 어린 양의 열두 사도의 열두 이름이 있더라'고도 기록한다.

주님, 주의 종으로서 주의 말씀을 사모하고 연구하지만 우리의 뜻대로 해석하려는 시도를 멈추게 하소서. 다만 주의 생명의 말씀을 우리에게 충만하게 하셔서 우리로 주의 말씀을 전할 수 있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