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삼년 반 (계 11:1-14)

1절은 '하나님의 성전'을 말하는데, '성전'이라는 말은 계시록에 3:12 '내 하나님 성전에 기둥' 7:15 '그들이 하나님의 보좌 앞에 있고 또 그의 성전에서 밤낮 하나님을 섬기매' 그리고 여기 11장에 4번, 14장에 '또 다른 천사가 성전으로부터 나와' 그리고 '또 다른 천사가 하늘에 있는 성전에서 나오는데' 등 '하늘'에 위치한 것에 대해 2번, 15장에 4번, 16장에 2번 모두 역시 하늘에 위치한 것을 기록한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계 21:22 '성 안에서 내가 성전을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와 및 어린 양이 그 성전이심이라'고 말하는데, 아마도 '하늘'에 위치한 성전은 계속 존재하지만, 이제 '땅'으로 내려 오는 (3:12, 21:2) 새 예루살렘 성 안에는 더 이상 성전이 필요 없음을 말한다.

1절은 '또 kai'로 시작해서 앞 10장과 연결되는 동시에 매우 다른 일이 전개된다. '내게 지팡이 같은 갈대를 주며 말하기를 일어나서 하나님의 성전과 제단과 그 안에서 경배하는 자들을 측량하되' 라고 하는데, 측량에는 그 목적이 있고 쓰임 혹은 기능 혹은 점검을 위해서다. 이 하나님의 성전은 하늘의 성전이 아니라 땅에 위치한 것으로서 요한이 계시록을 기록하는 당시 아마도 헤롯 성전은 이미 로마제국에 의해 파괴되었을 것인데, 따라서 성전이 앞으로 다시 세워질 것을 말하는 동시에, 그 모든 재난 가운데에도 계속 성전 안에는 '경배하는 자들'이 있을 것을 말씀한다.

하지만 2절은 '성전 바깥 마당은' 이방인에게 마흔 두달 동안 짓밟힐 것을 말씀하는데, 그 동안 '두 증인'은 굵은 베옷을 입고 1260일 즉 마흔 두달 혹 삼년 반을 예언한다. 이들은 성전 안에 있지 않고 아마도 예루살렘에서 예언할 것으로 보이는데,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두 감람나무' 즉 올리브 나무들과 '두 촛대'들이라고 한다 (4절). 이 '두 촛대들'의 '촛대'는 지난 1장과 2장에 기록된 동일한 단어로, '두 올리브 나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지만 '한 올리브 나무와 한 촛대'가 아니라 모두 둘씩이므로 이 두 증인의 정체가 이중적임을 말하는 듯 하다. 또 흥미로운 것은 '그 땅의 그 주 앞에 서 온 (원어 참조)' 이라고 하는데, '주님'은 보통 하늘의 주님이지만 여기는 '그 땅의 그 주'라고 하며, 그들이 그 앞에 서 왔다고 (have been standing) 말한다. 시 97:5은 '산들이 여호와의 앞 곧 온 땅의 주 앞에서 밀랍 같이 녹았도다' 라고 기록하는데, 이 두 증인들이 42달 동안 예언하는 기간은 이 땅에 극심한 재앙이 있을 것이지만, 그 가운데에도 주님은 계속해서 이 땅의 주시다. 사탄은 '세상 임금'이지만, 주님은 어제도 오늘도 영원히 하늘과 땅의 주시다.

5절의 기록은 이 두 증인이 인간의 모습을 초월한 존재들로 보이게 하는데, '그들의 입에서 불이 나와서'라고 기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8절과 9절의 기록은 이 둘이 죽기도 하고 또 11절은 발로 일어서서 부활할 것을 말하며 분명 두명의 사람들일 것을 말한다. 이 둘은 마흔 두달 동안 나타나지만 그 전에 이미 땅의 주 앞에 서 (존재해) 왔다. 이들은 권위를 부여받고 여러 재앙을 땅에 임하게 하는데 (6절), 마치 모세가 이집트에서 행한 재앙들을 연상하게 한다. 7절은 '그 증언을 마칠 때에' 즉 소위 말하는 7년 대환난 중 처음 마흔 두달 후에 '무저갱으로 부터 올라오는 짐승'에게 져서 죽임을 당하며 이들의 시체가 8절 '큰 성 길'에 놓이게 될 것을 말하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 '성'이 '영적으로 하면 소돔이라고도 하고 애굽이라고도 하니 곧 그들의 주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이라고 한다. 즉 예루살렘을 말하는데, 2절은 '거룩한 성'이라고 했지만 여기는 오히려 '소돔 혹은 애굽'이라고 한다. 성전이 그 기능을 잃게 되면 '거룩한 성'은 '소돔'이 되어 버린다.

이제까지는 여러 재앙을 입어도 하나님을 욕했지만 13절은 큰 지진에 의해 성 십분의 일이 무너지고 칠천이 죽자 그 남은 자들이 두려워하며 하늘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기록하는데, 아마도 이 성은 하나님을 아는 예루살렘이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주님, 이 모든 계시를 다 깨닫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주의 백성으로 살아야할 길을 볼 수 있게 하소서. 주의 말씀, 그 신비 안으로 우리를 더욱 인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