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녀의 비밀 (계 17:1-8)

우선 '음녀'라고 번역한 말은 porne로 '창기, 기생' 등으로 다른 구절에는 번역되었는데, '창녀'를 뜻한다. 계시록에는 처음 등장하는데, 일곱 천사 중 하나가 이 음녀의 심판에 대해 보여줄 것을 말씀하며 땅의 임금들이 그녀와 함께 음행하고 땅에 사는 이들도 그 음행의 포도주에 취함을 언급한다. 3절은 '영 안에서 나를 광야로 데리고 갔다'라고 했는데, 이 천사 중 하나가 요한을 영 안에서 인도한 곳은 '광야'다. 이 동일한 단어 'eremos'가 12:6에도 쓰였는데 거기에는 사내 아이를 낳는 여자 즉 교회가 광야로 인도함을 받은 것이지만, 이 동일한 광야에 음녀 역시 존재한다. 즉 이 음녀는 땅이나 바다가 아니라 교회와 동일하게 광야에 존재해서 그 모습이 교회를 닮았는데, 순수한 여인의 모습이 아니라 '붉은 짐승을 탄' 음녀 혹은 창녀다 (3절 5절).

교회가 그 본모습을 잃고 세상과 그 정치 세력과 연합하면 종교화되는데, 처음에는 붉은 짐승 즉 세상 세력을 타고 권세를 떨치는듯 보인다. 하지만 그 탄 것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이름이 가득'한 짐승이다. 이 여자는 겉으로 보기엔 자주색과 붉은 색 옷을 입어서 위엄있어 보이며 금 보석 진주 등으로 단장해서 마치 하나님의 어떠함을 나타내는 듯 보이지만 (계 21), 손에 든 금잔에는 가증스러운 것들과 그녀의 음란함의 부정한 것들로 가득하다. 5절에는 이 여자가 누구인지 말해주는데, 그 이마에 '비밀, 그 큰 바벨론, 창녀들과 땅의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고 쓰여졌다고 한다. 즉 이 음녀는 '비밀' 혹은 '신비'라서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만은 그 정체를 알 수 없다.

이 여자가 '성도들의 피와 예수님의 순교자들의 피에 취'하고 있다고 하는데 '취하다' 동사의 시제가 현재진행형 능동형으로 되어 있다. 이마에 '쓰였다'는 완료형이지만 이 '취하다'는 현재진행형 능동태로 보아 이제까지 그 비밀을 숨기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성도들과 예수님의 증인들에 대해 핍박함에 취해있음을 보여준다.

8절은 이 짐승에 대해 '전에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나 장차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와 멸망으로 들어갈 자'라고 하며 또 '이전에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나 장차 나올 짐승'이라고 한다. '지금'은 아마도 요한이 이 이상을 봤던 때일 것인데, '무저갱으로 부터 올라와'의 '올라오다'는 '곧 올라오고 있다' 정도로 되어 있다. 이 짐승에 대해서는 17장 후반부에 더 자세히 기록되는데, 여러 주석들은 '로마'로 설명하지만, '지금은 없으나'라는 구절은 아마도 로마가 아닐 것을 말해준다.

주님, 주님의 그 신비와 음녀의 신비를 잘 분별할 수 있게 하소서. 주님의 처음 오심에 사람들이 주님을 거부했듯이 주님을 알고 여러 비밀들을 깨닫기 위해서는 분병의 영이 필요합니다. 말씀을 우리에게 온전히 풀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