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싸움, 그러나 승리할 것임 (계 17:9-18)

지난 8절의 개역개정은 '들어갈 자니'라고 번역해서 이 짐승이 어떤 인물일 것이라는 오해를 하게 하지만 원어에는 '자'라는 말은 없다. 그래서 '우리말 성경'은 '네가 본 그 짐승은 전에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며 장차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와서 멸망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라고 번역했다. 이 짐승의 비밀에 대해 9-10절은 '그 일곱 머리는 여자가 앉은 일곱 산이요 또 일곱 왕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10절은 '다섯은 망하였고 하나는 있고 다른 하나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다고 한다. 앞서 8절은 '지금은 없'다고 하지만 10절은 '하나는 있고'라고 한다. 8절은 짐승 자체이고 10절은 그 짐승의 일곱 머리 즉 산 혹은 왕을 말한다.

17장에 묘사된 이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인 짐승은 그 짐승 자체에 머리가 일곱 달린 것이라기 보다는 시대에 따라 일곱개의 머리가 하나씩 나타나는 동일한 짐승을 묘사한 것으로 보이는데, 11절을 원어에서 직역하면 '그리고 (전에) 있었다가 (지금은) 없는 그 짐승은 또한 자신의 여덟 번째 이다 (혹은 여덟 번째가 있다) 그리고 그 일곱으로부터 나와 멸망으로 들어가고 있다' 정도가 된다. 원어에는 '왕'이라는 말이 없고 여기 '멸망으로 들어갈 것이다'라는 부분은 지난 8절과 동일하다. 10절의 '다섯은 망하였'다는 말은 이 일곱 왕들 중에 역사적으로 다섯은 이미 지난 것임을 말하는 듯 하다. 즉 이 짐승 자체는 로마 제국은 물론이고 인류 역사를 통해 계속 존재해온 것으로 보인다.

요한이 계시록을 기록한 당시 그 짐승은 없었지만 그 일곱 왕 중 여섯째 즉 '하나는 있'었는데, 요한 당시 일곱째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지금 현재는 이 일곱째도 없고 이제 그 짐승의 여덟째로 나타나는데, 이 여덟 번째로 나타나는 짐승에게 아직 왕국을 받지 못한 열 뿔 즉 열 왕이 있다 (12절). 바로 이 열 왕이 말세에 나타나는 세력이 되며 이들은 하나가 되어 짐승에게 그들의 능력과 권위를 바친다.

이 열왕이 마지막 때 등장해서 어린양과 전쟁을 벌이는데, 어린양은 주들 중의 주, 그리고 왕들 중의 왕이기에 그들을 이기실 것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이들은 부르심 받고 택하심 받으며 신실한 이들이다.

결국 이 열 뿔 즉 열 왕이 있는 짐승은 그위에 탔던 여자 즉 그 창녀를 '미워하여 망하게 하고 벌거벗게 하고 그의 살을 먹고 불로 아주 사르'는데 (16절), 18절은 이 창녀가 '땅의 왕들 위에 왕권을 가진 큰 성'이라고 설명한다.

주님, 계시록의 이상들은 이해하기 쉽지 않음을 압니다. 이 단단한 음식을 소화하기 원합니다. 지혜와 계시의 영이 우리에게 열어 주소서. 주님께서는 왕중 왕이시고 주중 주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