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대치하는, 익숙해진 시스템 안에 안주하지 말아야 함 (계 18:9-24)

이 '큰 성 바벨로, 그 견고한 성'은 상징일까 아니면 어떤 국가일까? 만일 국가였다면 '왕국'이라고 표현했겠지만, 계속 '성 polis'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말세에 존재하는 어떤 국가일 수도 있고, 자본주의 같은 '시스템'일 수도 있겠다. 물론 10, 15, 18절의 '멀리 서서'라는 표현은 공간적인 거리를 말하고, 17-18절은 실존적인 면을 기록하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어떤 지역일 것이라 볼 수도 있는데, 만일 그렇다면 현재로서는 패권국인 미국이 확실하다. 더우기 미국은 AI가 가장 발달된 국가로 앞으로 미국 외에는 AI를 제대로 구현해 낼 국가는 없을 듯 하다. 하지만 계시록 18장을 즈음해서는 국가간 구별이 무의미해질지도 모르겠고, 또 한면으로 미국은 2차 대전 후 비교적 최근에 패권국 자리에 올랐지만 계시록에서 말하는 이 크고 견고한 성인 바벨론은 인류 역사를 통해 지속되어 온, 그래서 '바벨론'이라고 칭하는, 어떤 실체를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다니엘의 흉상이 발로부터 머리까지 공중에 뜬 돌로 인해 완전히 부서지는 것 처럼 이 바벨론 역시 하루 만에, 혹은 '한 시간'에 (10절) 망한다.

매매 혹은 무역을 통해서 부를 쌓는데, 12-13절은 무역 물품들을 열거한다. 고대부터 근대까지는 이 여러 물품들이 막대한 부를 쌓기에 거래 되어 왔던 것이 확실하고, 현재까지도 금 은 보석 진주 여러 의류 및 천 그리고 사치품, 향품들과 음식이며 짐승 그리고 각종 운송 수단과 인력 등은 동일하다. 다만 현대 사회를 좌지우지하는 에너지 즉 원유나, 또 컴퓨터 등은 기록되지 않았고 특히 요즘에는 별 가치 없어 보이는 계피가 언급된다. 이러한 열거는 계시록의 이 부분이 과연 미래에 일어날지 의문을 갖게 할 수도 있는데, 2천년 전에 비해 현재 활발히 거래되는 물품의 양상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계피가 언급되는 것은 역사적으로 꽤나 오랫동안 거래되어 온 물품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중요한 것은 이 크고 견고한 바벨론 성이 다만 물질적으로 사치했던 것 만이 아닌, '선지자들과 성도들과 및 땅 위에서 죽임을 당한 모든 자의 피가 그 성 중에서 발견되었'던 곳이라는 점이다. 성도들은 자본주의라는 시스템 아래 풍요로움을 누릴 수는 있지만, 거기에 안주할 수는 없다. 주님의 왕국 아래 있음으로 자본주의던 공산주의던 주님을 대치하는 것들과 싸워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삽시간에 망할 것들이기 때문이다.

주님, 지금 견고하게 보이는 많은 것들이 그날에는 한 시간 내에 망하게 될 것을 봅니다. 현 시스템을 부정하며 사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거기에 미혹되고 그러한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포기하며 속지 않게 하소서. 성도로서, 선지자로서 증인들로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주의 백성들이 모이며 회개함으로 나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