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한 것들을 영원히 소각하는 불못 (계 20:7-15)

사탄이 천년 동안 갇혀있다가 반드시 잠간 풀리게 되는 이유는 그 모든 재앙 후에도 아직 만국이 이 땅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죽거나 혹은 지옥에 가는 것이 아니라 많은 수가 아직도 땅에서 이제 천년 동안 그리스도의 다스림 아래서 살며 세대를 보내고 죽고 또 번성한다. 그래서 8절은 '나가서 땅의 사방 백성 곧 곡과 마곡을 미혹하고 모아 싸움을 붙이리니 그 수가 바다의 모래 같으리라'고 기록하는데, 이들은 '땅의 사방 백성' 즉 땅에 속한 이들이며 특히 구약에서 기록된 곡과 마곡이 그때에도 존재할 것을 보여준다. 이미 많은 재앙으로 땅이 뒤틀리고 대륙이 움직였을텐데 아직도 곡과 마곡이 존재하며 땅의 네 코너 (원어 참조)가 있는 것을 보면 그러한 지각 변동에도 곡과 마곡으로 나타나는 이들이 있음을 본다. 사탄이 그들을 꾀이고 하나님을 대적하려고 모으는데, 천년 동안 번성한 땅의 백성들은 그 수가 바다의 모래 같을 것이다.

9절 첫부분이 흥미로운데 우리말 성경은 '그들은 평원으로 올라와 성도들의 진, 곧 사랑받는 도성을 에워쌌습니다. 그러나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그들을 삼켜 버렸습니다' 라고 번역했다. 즉 이때 즈음해서 '성도들의 진영과 그 사랑받는 도시'가 있는데, 이렇게 특별하게 성도들이 사는 장소가 따로 있을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장소는 '평원' 즉 넓은 곳인 동시에 '올라와' 즉 높은 곳임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곳에서 성도들은 살며 천 년 동안 다스린다. 이러한 묘사는 현재 예루살렘과는 다를 것 같다. 사탄과 미혹함을 받은 땅의 수 없이 많은 백성들은 천 년 동안의 공의로 다스리심을 경험하고도 사탄에게 속아 다시 하나님을 대적하는데, '불이 하늘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내려와 그들을 삼'킴으로 삽시간에 끝난다.

10절에는 '또 그들을 미혹하는 마귀가 불과 유황 못에 던져지니 거기는 그 짐승과 거짓 선지자도 있어 세세토록 밤낮 괴로움을 받으리라'고 기록하는데 '미혹하다'의 시제는 현재진행형으로 마귀는 계속해서 속이며 미혹하는 거짓말쟁이다. 그러한 그가 드디어 불과 유황 못에 던져진다. 그런데 그 곳은 '그 짐승과 거짓 선지자'가 이미 던져진 곳이며, 이들 셋과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이들은 거기서 영원히 고통을 받을 것이다.

11절은 '또 내가 크고 흰 보좌와 그 위에 앉으신 이를 보니 땅과 하늘이 그 앞에서 피하여 간 데 없더라'고 하는데, 백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을 요한이 본다. 흥미로운 것은 요한이 이렇게 하나님을 봤다는 점이다. 살아서 하나님을 본 사람이 구약에는 모세 정도인데, 그 때는 땅에서 여호와 하나님의 뒷모습만 보았다고 기록되었다. 하지만 요한은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을 '영 안에서' 봤다. 그런데 이미 주님께서는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 (요 14:9)'라고 말씀하셨는데, 요한은 이제 부활하신 주님은 물론 백보좌에 앉으신 분까지 본 것이다. '땅과 하늘이 그 앞에서 피하여 간 데 없더라'는 말은 땅과 하늘이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시간이나 공간은 그 설 곳이 없다는 의미다. 하나님은 시공간을 창조하신 분이시다.

20장에는 '죽은 자들'이라는 말이 5번 나오는데, 5절과 12, 13절에 각각 두번씩 기록되었다. 원어로는 '죽은' 이라는 복수형용사이며 '사람' 혹은 '자'라는 말은 없다. 즉 이 말은 동사 '죽다'가 아니라 '죽은'이라는 형용사인데, 이렇게 죽어 있는 자들이 심판을 받으며 이들은 '책들이 펴져 있'는 즉 펴져있는 복수의 책들을 기준으로 심판을 받는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들은 생명없는 죽은 자들로서 그들에게는 육신이 살아 있으나 죽어 있으나 죽은 상태이다. 그들은 죽은 이들로서 사망의 행위를 한 그대로 심판을 받는데, '또 다른 책' 즉 생명책과는 상관이 없다. 이 생명책에는 행위가 기록되어 있지 않고 다만 이름만 기록된다. 이 말은 생명책에 기록된 이들이 믿음만 중요하지 어떤 행위로 살았는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신앙의 사람은 그 모든 행위에서 거룩함을 추구하며 두루마기를 빨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 '마지막 심판' 때에는 오직 멸망의 심판을 받는 이들의 행위에 대한 심판이 있을 뿐이다.

흥미로운 것은 13절 '바다'와 '사망' 그리고 '지옥 (하데스)'들이 죽은 자들을 내어주는 것인데, 문자적으로 '바다'는 이해가 가지만 '사망'이나 '하데스' 등은 어떤 물질적인 공간이 아닐 것 같은데 이렇게 기록한다. 아마도 이 바다에서 내어주는 '죽은 (자들)'은 물에 빠져 죽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과거 물로 심판받은 '다이몬'들을 포함할 것 같은데, '사망'과 '하데스'는 문자적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 하다. 왜냐하면 이들도 불못에 던져지기 때문이다 (14절). 결국 짐승과 거짓 선지자, 그리고 사탄 마귀, 그리고 사망과 하데스까지 불못에 던져지고, 행위에 따라 심판 받는 모든 이들 즉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들 역시 불못에 던져진다. 이때부터 사망과 하데스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 후로는 사망이 없다. 즉 이 말은 천년 동안에는 땅의 백성들이 아직도 죽을 것을 의미한다.

주님의 심판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음을 압니다. 다만 주는 공의로우시고 우리는 주의 은혜 아래 있음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