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능력으로는 지을 수 없는 새 예루살렘,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거룩해야 함 (계 21:9-27)

21장에서 묘사된 새 예루살렘의 모습을 문자적으로 이해해야할지 아니면 상징적으로 이해해야할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르지만, 우선 그 스케일 면에서 압도적이다. 16절의 기록에 의하면 새 예루살렘은 정육면체 형태인데, 번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원어는 개역개정과 비슷하다. '우리말 성경'은 가로 세로 높이 모두가 (각각) 12,000 스타디온이라고 했지만 원어에는 가로 세로가 같고 그 성의 크기가 12,000 스타디온이며 가로 세로 높이가 같다고 기록했다. 즉 이 말은 각 면의 길이가 12,000 스타디온이라기 보다는, 가로와 세로 네 면 모두를 합한 것이 12,000 스타디온이라는 의미같다. 그렇게 되면 한 면이 3,000 스타디온이며 이는 거의 600킬로미터 정도이다. 그러면 정육면체로는 약 2억 입방 킬로미터 정도가 된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각 면의 길이를 12,000 스타디온으로 해석해서 거의 달 크기 정도로 풀이하는 것이 많은데, 이 새 예루살렘 성에는 동서남북에 문들이 있는, 즉 동서남북이 확실히 있기 때문에 북극점이나 남극점에 위치하지 않고 아마도 현재 예루살렘 정도의 위치할 것이다. 따라서 '새 땅'이 자전을 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지금처럼 자전을 한다면 물리학적으로 무리가 생길 듯 하다. 그래서 한면이 600킬로 정도가 되면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한 면이 12,000 스타디온이던 아니면 3,000 스타디온이던 이러한 건물은 인간이 지을 수 없고, 특히 지구상의 모든 금을 다 모아도 맑은 유리처럼 반사하는 정금으로 이러한 성을 만들 수 없다. 따라서 이 성은 2절 처럼 다시 10절에도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라고 말씀한다.

흥미로운 것은 일곱 천사 중 하나가 이 성을 보여주기 전에 '신부, 곧 어린 양의 아내를 네게 보이리라'고 말했는데, 즉 이 새 예루살렘 성이 바로 신부 혹은 어린 양의 아내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새 예루살렘은 마치 신부가 단장한 것 처럼 금과 여러 보석과 진주 등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이러한 물질들은 땅에서가 아니라 하늘로부터 만들어져 내려온다. 이것은 이 새 예루살렘에 인간의 어떠함이 하나도 있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각 문 위에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이름들이 쓰여 있지만, 12개의 기초석 즉 주춧돌에는 주님의 열 두 사도의 이름이 쓰여 있다. 이것은 뒤바뀐 것 같아 보이는데, 원래 '기초'는 구약의 열두 지파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오히려 나중에 온 열두 제자들이 기초가 되는데, 이것은 태초부터 계신 그리스도의 그 기초를 닦은 이들이 열두 제자들이기 때문이다.

24-26절 역시 흥미로운데, 먼저 24절은 원어로 '만국이 그 빛 가운데로 다닐 것이다. 그리고 땅의 왕들이 자기 영광을 가지고 그리로 들어가고 있다' 정도가 되며, 다시 26절은 '그들이 만국의 영광과 존귀를 가지고 그리로 들어갈 것이다'로 되어 있다. 만국은 그 빛 가운데 다닐 즉 생활할 것이지만 땅의 왕들은 만국의 영광을 가지고 그 성 안으로 들어갈 것이며, 또 계속해서 왕래할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여기에도 '만국'과 '땅의 왕들'이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이미 모든 악인들은 심판을 받고 불못에 던져졌다. 따라서 여기 '땅의 왕들'은 생명책에 그 이름이 기록된 이들일 것이다. 27절은 '오직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들만 들어가기라'고 말하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만국'은 그 성 밖 땅에서 사는 것일까? 이것은 조금 궁금한 점이다. 22:15은 '개들과 점술가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및 거짓말을 좋아하며 지어내는 자는 다 성 밖에 있으리라'고 말씀하는데, 이들은 모두 이미 불못에 던져지지 않았던가? 아니면 시간상으로 말씀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그들에 대해 언급하시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성 안'과 '성 밖'이 있고, '성 밖'은 불못 외에는 없을 것 같은데, 아직도 '만국'이 존재한다.  생각해 보면 불못 외에도 '새 땅' 즉 성 밖의 넓은 땅이 존재한다.  주님의 경륜은 인간의 머리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 주님의 심판하심과 다스리심은 공의로우시다.

성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들에 대해 지난 8절과 앞으로 위 22:15 말씀도 있지만, 27절은 '무엇이든지 속된 것이나 가증한 일 또는 거짓말하는 자'를 언급한다. '속된 것'은 koinos로 '평범한, 속된, 세속의' 등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보통' 혹은 '정상'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이에 속하는데, 평범하게 남이 사는대로 따라 사는 것을 주님께서는 '속되다' 하신다. 이러한 '속된 것'은 그대로 있지 않고 '가증한 일'과 '거짓말' '하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인데, 사실 '속되다'라는 말은 하나님과 관계 없는 저급한 삶을 말하며, 이는 '거룩하다'와 반대가 되기 때문이다.

주님, 인간의 말이나 문화에 미혹되지 않도록 주의 말씀으로 저의 생각을 다시 한번 씻기 원합니다. 온전하게 거룩함을 추구하는 신앙 생활, 교회 생활, 공동체 생활이 오늘 성도들의 삶에 충만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