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 남자의 책임 (엡 5:22-33)

22절부터 남편과 아내에 대한 명령을 하는데, 이러한 구절은 부부관계에 대한 교훈으로 여겨져서 부부세미나 혹은 결혼식 주례에 종종 등장한다.  맞기는 하지만, 여기에 있는 기본적인 신비 혹은 비밀은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한' 것이라고 바울이 증언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32절). 여기에 나오는 '아내'는 모두 문자적으로 '여자'를 의미하며, '남편' 역시 '남자' 혹은 '사람'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것은 계속해서 복수로 되어 있어서 마치 일부다처제 혹은 다부일처제 혹은 다부다처제를 말하는 것은 아닐까 궁금하게 하지만, 33절에 와서는 '하지만 각자 하나씩 자기의 여자를 (원어 참조)' 이라고 되어 있어서 분명히 한 남자에 한 여자 즉 일부일처제를 말하고 있다.

22절은 먼저 여자들에게 명령하는데, 원어에는 '여자들아, 자신들의 남자들에게 주께 (하는 것) 처럼 (하라)'고 기록되었다. 여기에는 '복종하라'는 말은 없지만 앞서 21절에서 먼저 '서로 복종하고 있으라'는 명령에 이어지는 것이기에 복종이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남자에게 명령하기에 앞서 먼저 여자들을 확실히 부르고 또 명하는데, 23-24절은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 (이심) 같이 또한 남자는 여자의 머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몸의 구주 (이십니다) 그러나 교회가 그리스도께 복종되어지는 것 처럼 또한 여자들도 모든 것에 남자에게 (그리하라)'고 기록한다.

이것은 불변하는 진리인데, 성경은 남성우월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를 말하고 있으며 남자 즉 남편이 아내의 분명한 머리로서 다스릴 것을 말씀한다 (창 3:16).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있는데, '교회가 그리스도께 복종되어지는 것 처럼'이다. 즉 교회가 자신을 그리스도 앞에 굴복하며 복종되어지는 것이 필요하듯, 아내는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으로서 남편에게 복종되어질 것을 말씀한다. 따라서 이것은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이다.

25절부터는 남편들에 대한 명령인데, 아내들과 동일하게 먼저 '남자들아'라고 부르며 시작한다. 아내들이 남편에 대해 머리로 여기고 복종되어져야 하지만, 시간적 순서를 따져 보면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아가파오 하시고 그녀를 위해 자신을 내어 주심'은 교회가 시작되기 전에 있었다. 즉 그러한 아가페로 자신의 아내를 아가파오 해야 함을 말하는데, 고전 13장에 의하면 아가페의 처음 덕목이 '오래~ 참음'이며 이것은 매우 긴 고생을 의미한다. 신앙의 사람은 그 아내에 대해 사사로운 이익이나 편안함 혹은 혜택을 바라기 보다는 먼저 그녀의 어떠함에 대해 매우 긴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결국 항상 자신이 되돌아와야 할 자리는 십자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이상적인 부부생활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궁극적인 모습 즉 영광스러운 교회를 보여주는데, 26-27절은 '그럼으로 말씀 안에 물의 씻음으로 그녀를 거룩하게 하시고, 그럼으로 그분이 교회를 점이나 주름이나 다른 그러한 것들 없이 거룩하고 흠 없도록 자기 앞에서 영광스럽게 세우시려 함입니다' 라고 기록한다 (원어 참조).

그런데 남자에 대해 끝난줄 알았지만 28절은 다시 '이와 같이 남자들은 그들의 여자들을 자신들의 몸 처럼 아가파오 해야 합니다. 자기 여자를 아가파오 하고 있는 이는 자신을 아가파오 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마음'도 있고 '영'도 있겠지만 '몸' 처럼 아가파오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인간은 기본적으로 몸의 필요를 제일 먼저 자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29절은 '언제든 아무도 자신의 육신을 미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신) 그리스도께서 교회에게 하시는 것 처럼 자신을 먹이고 있고 보살피고 있습니다'라고 말씀하며 이러한 먹이심과 보살피심이 사실은 그리스도께서 지금 그의 몸이신 교회 즉 우리들에게 하고 계시는 것을 말씀한다.

30절부터는 매우 놀라운 구절인데, 원어로는 '우리는 그의 육신과 그의 뼈들로 부터 (온) 그의 몸이기 때문입니다' 정도로 되어 있다. 보통 '살(육신)과 뼈'라고 되어 있는 구절들은 남편과 아내 그리고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해 암시하는데, 이것은 이미 창세기 2:23에 '아담이 이르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부르리라 하니라'는 말씀에 나왔고, 그리스도께서 죽으실 때 옆구리에 창을 맞으시고 피와 물이 흘러나옴으로 교회가 시작 되었듯이 바울은 이 모든 것이 인간 사이의 어떠한 관계 이전에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한 신비임을 말씀한다.

33절은 님편에 대해 큰 책임을 부여하는 구절인데, 원어로는 '하지만 각자 하나씩 자기의 여자를 자신처럼 아가파오 하고 있으라. 그런데 여자가 그 남자를 두려워할 수 있도록' 정도로 되어 있다. 한글 번역 대부분은 아내가 남편을 공경할 것을 명하는 식으로 번역을 했지만, 이 동사는 명령어가 아닌, 현재진행형 '가정법'으로 되어 있다. 즉 '두려워할 수 있도록' 정도가 되는데, 이것은 먼저 남자가 그리스도 혹은 하나님의 어떠하심 처럼 무게 있고 매사에 권위가 있어야 함을 말씀하는 것이다. 그래야 남자가 비로소 여자의 머리로서 행할 수 있다.

주님, 남편으로서 아내를 아가파오 하고 권위와 품위있는 언행으로 사는 것을 배우게 하소서. 복종되어지는 것 처럼, 내 안에 그리스도의 성품으로 변화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