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만찬을 주의함. 밤이 오고 있음. (요 13:21-30)

30절은 원어에서 직역하면 '예수께서 이것들을 말씀하시고 영에 요동쳐지셨다 그리고 증언하셨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아멘 아멘 (내가) 그대들에게 말한다 그대들 밖으로 하나가 나를 배반할 것임을"' 정도가 된다. 여기 '요동치다'는 지난 11:33에도 같은 '영에'를 말씀하시고, 또 12:27에는 '혼이 요동쳤다'에서도 말씀하셨는데, 같은 '영에'라고 기록하기 때문에 11:33의 사망에 사로잡힌 인생에 대해서 비통해 하셨던 것과 같은 의미로 쓰인 것이다. 즉 주님께서는 유다와 그의 배반에 대해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제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마 26:24, 막 14:21)'라고 말씀하시지만, 유다에게 까지도, 그 불쌍한 영혼에 대해서도 그의 긍휼함으로 영에 요동치셨다. 유다의 배반을 주님께서는 미리 아셨는데, '증언'이라는 단어를 보면 하나님 아버지께서 알려주셨음을 엿볼 수 있다. 주님의 아심은 하나님으로부터 즉 아버지와 동행함으로 아셨고, 그에 따라 증언하신다 (요 12:50).

이에 제자들이 당황해서 시몬 베드로는 요한에게 누군지 여쭤 보라고 고개짓을 하는데, 요한은 이 때 '예수의 품에 기대어 누워 있었다 (23절).' 그런데 25절에는 요한이 '예수의 가슴 안으로 바싹 기대어' 주님께 "주님, 누구입니까?" 라고 여쭈었다고 기록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식사를 할 때 약간 옆으로 기대어 누운 자세를 취하는데, 요한은 주님 옆에 특히 주님 품에 있다가 더욱 더 주님 가슴 깊으로 바짝 기댄 것으로 보아 아마도 주님과 나이 차이가 많았던 것 같다.

주님께서 "내가 (빵)조각을 적실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줄 이, 그이다."라고 말씀하시고 조각을 적셔서 유다에게 주셨다. 27절은 원어로 '그리고 그 (빵)과 함께 그때 사탄이 그의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그에게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네가 하는 것을 빨리 하고 있으라" 정도가 되는데, '그 (빵) 조각'에 meta라는 단어가 쓰였다. 즉 빵 조각 '후에' 혹은 '함께'라는 의미인데, 아마도 여기는 '함께'의 뜻이라 본다. 주님께서 그 조각을 주셨을 때, 그 빵 조각과 함께 유다 안으로 사탄이 들어갔다. 이것은 매우 역설적인 상황인데, 주님의 만찬을 바탕으로 성찬을 행하는 우리는 빵을 나눌 때 즉 분병할 때 주님의 몸으로 받아야 하지만, 단지 빵 조각으로 받아서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면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 되고 (고전 11:27), '주의 몸을 분별하지 못하고 먹고 마시'면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 된다 (고전 11:29).

'할 것을 빨리 하라'는 주님의 명령에 유다는 빵조각을 취하고 곧 밖으로 나갔는데, 그때가 밤이었다고 30절은 기록한다. 어차피 만찬이라 저녁에 시작했을 것이지만 밖으로 나간 유다에게는 그 시간이 밤이었다. 빛의 자녀들은 낮일 동안에 일할 수 있지만, 유다는 빛의 자녀가 아니었기 때문에 밤에 그 할 일을 해야했다. 동시에 주님의 제자들에게도 밤이 오고 있는데, 이제 그들의 일이 잠시동안 그치는 때다.

주님, 배반할 자에게도 긍휼을 베푸시는 것을 봅니다. 기본적인 회개를 잊지 않기 원합니다. 주의 만찬이 죄를 먹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온전히 취하며 주님으로 성화되는 아름다운 자리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