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페라는 여러 계명들 (요 15:9-17)

9절은 "아버지께서 나를 아가페 하신 것 처럼 나 또한 너희를 아가페 했다. (너희는) 내 아가페 안에 머물러 있으시오" 라고 하는데, '아가페 하다'의 시제는 과거나 완료가 아니라 아오리스트이다. 주님의 아가페 사랑은 끝나지 않고 항상 동일하게 계속된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나를 아가페 하심 처럼 나 또한 너희를 아가페 함이다' 정도가 더 나은 번역일 수 있다. 주님의 아가페는 과거 현재 미래에 동일하기 때문에 현재 주님의 백성들은 그의 아가페 안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10절에 '만일 (너희가) 내 계명들을 지킨다면, 내 아가페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들을 지켰고 그의 아가페 안에 머물러 있는 것과 같다' 라고, 그리고 12절은 '이것이 내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아가페하는 것 처럼 (너희도) 서로 아가페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정법)', 그리고 14절 '만일 내가 너희에게 명하고 있는 것들을', 또 17절은 '이것들을 (내가) 너희에게 명하고 있다. 너희는 서로 아가페하고 있을 것이다." (가정법)' 라고 말씀하는데, '계명들 (복수)'-이것 (단수)'-'것들 (복수)'-'이것들 (복수)'로 되어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내 계명들'은 주님께서 하신 여러 말씀들이었는데, 그러한 계명들을 지킨다면 주님의 아가페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즉 계명들을 지키는 것과 주님의 아가페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은 인과관계는 물론이고 동일한 것임을 말씀한다. 여러 계명들을 지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 즉 아가페로 이어지고, 이 아가페 또한 여러 방면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이 '아가페'는 단지 '사랑'이라는 우리말로 번역되기에는 너무도 미흡한데, 갈 5:22-23은 '그러나 그 영의 열매는 (입니다, 단수 동사) 아가페 기쁨 평안 장고 친절 선함 믿음 온유 절제(이니) 이런 것들을 대적할 법은 있지 않습니다' 라고 하며 이 아가페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하나님께서는 아가페 이시듯 (요일 4:8), 성령 하나님께서 맺으시는 소위 '성령의 열매'는 9가지가 아니라, '아가페' 단 하나이며 이는 뒤의 8가지로 설명된다. 따라서 이 8가지로 나타나는 모습은 주님의 '계명들'과도 연결되는데, 그래서 17절은 '이것들'을 말씀한다. 주님은 아가페 하나를 말씀하셨지만 이는 단 하나가 아니라 복수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한은 요일 3:17에 '누가 이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 줄 마음을 닫으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거하겠느냐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라고 기록하며, 여기서의 '아가페 사랑'은 물질을 나눔으로 나타남을 말한다.

'성령의 열매'인 아가페가 첫번째로 나타나는 것은 '희락' 즉 '기쁨'인데, 그래서 11절은 '(내가) 너희에게 이것들을 말했다 그럼으로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게 하고, 또 너희의 기쁨이 채워지게 하려는 것이다' 라고 말씀한다. 서로 사랑하면 반드시 '기쁨'이 먼저 나타난다. 그런데 이 기쁨은 먼저 '주님의 기쁨'이고, 이러한 기쁨이 우리 안에 들어오면 그 기쁨은 '우리의 기쁨'으로 변하며 또 충만해진다.

주님께서는 15절 즈음해서 제자들에게 아오리스트 시제로 종종 말씀하시는데, 바로 13-15절과 관계가 있다. 종들에게는 반말로 말하지만 친구들에게는 아오리스트 시제로 좀 더 정중히 말하기 때문이다. 이 '친구'라는 단어는 philos로서 헬라어에서 '사랑'을 의미하는 말들 중 phileo의 어원이 되는데, 바로 친구간의 사랑을 의미한다. 따라서 흔히들 말하는 '아는 친구'가 아니라 정말 관심을 갖고 사랑하는 친밀한 이들이 바로 진정한 친구들이고, 이들은 주님의 말을 듣는다. 주님 역시도 온 세상과 인류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지만, 특히 누구보다 무엇보다 '자기 친구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려 놓으셨다 (13절).

주님, 이 마지막 때에 믿음의 형제들, 진정한 친구들을 모으시고 순수한 믿음을 지키게 하소서. 우리 안에서 하나님의 아름다우신 어떠하심이 드러나게 하소서. 우리가 주님을 택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 하나하나를 택하셨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