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 일, 단속 (막 13:28-37)
37절에 주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니라 하시니라'고 말씀하신다. 우선은 제자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주후 70년에 멸망할 것에 대한 말씀이기도 하지만, '종말'은 제자들이나 당시 사람들만 맞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모두 한 번은 죽음으로 종말을 맞기도 한다. 하지만 특히 '이 날은 온 지구상에 거하는 모든 사람에게 임하리라'는 눅 21:35 말씀처럼 주님 재림의 날은 분명히 올 것이다.
13장에는 '보아라 (블레페테, 주의하라)'는 명령이 6번이나 나오는데, 특히 33절에는 '보아라 깨어 있으라'는 명령을 하신다. '깨어 있다'의 원어는 '아그뤂네오'로 '잠'을 의미하는 '후프노스'와 '잡다'를 의미하는 '아그레우오'의 합성어 즉 '잠을 잡아라'를 뜻한다. 34절과 35절의 '깨어 있다'의 원어는 '그레고레오'로 경각심을 갖고 깨어 있음을 말한다.
이 깨어 있어야 하는 것은 36절 말씀 처럼 주님께서 갑자기 오실 때 우리가 곯아 떨어진 것을 발견하지 않으시게 하기 위함이다. 깨어있는 대상은 나 자신과 세상 그리고 오실 주님에 대해서인데, 흥미로운 것은 35절에 '낮'은 없다. 낮에는 사람들이 깨어 있기 때문인데, 영적으로 세상은 항상 어두운 상태에 있고 이것을 '이 세대'라고 한다 (30절). 때 혹은 지난 2천년 역사에 따라 약간 어두운 '저물 때'일 수도 있고, 완전히 깜깜한 '밤중' 혹은 아직은 어둡지만 새벽을 알리는 '닭 울 때' 혹은 '이른 아침 (원어 프로이)'일 수도 있다. 그 어느 때건 보통 사람들은 자고 있을 시기지만, 주님의 종들은 깨어 있어야 한다.
오늘 말씀 중 나에게 특별히 다가오는 구절은 34절인데, 주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시며 '마치 여행하는 사람이 그의 집을 떠나 그의 그 종들에게 그 권위를 주고 각자에게 그의 그일을, 그리고 문지기에게 깨어 있어라 라고 명하는 것과 같다 (원어 참조)' 로 되어 있다. 종들은 복수인데 그들 모두에게 주님의 종으로서의 '권위'를 주셨다. 이 '권위, 엑수시아'는 요 1:12 와도 동일한데 즉 주님 안으로 믿는 이들은 아버지 하나님의 자녀가 되며 동시에 주님의 종들이 되고 그것은 '권위'를 얻는 것이다.
'종'의 원어 '둘로스'는 '종' 혹은 '노예'를 의미하지만, 역사적으로나 영적으로나 학대하고 착취하는 악한 옛 주인을 더 이상 모시지 않고, 우리는 우리를 위하시며 우리를 위해 죽으신 믿을만한 주인을 모신다. 권위를 주셨는가 하면 '일'도 각자 맡기셨는데, 이 '일'은 단수다. 즉 이것은 각자가 맡은 어떤 각자의 일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일은 본질적으로 하나라는 것이다. 목자들의 일이 있고, 복음전도자의 일, 사도들의 일, 섬기는 일, 장로들의 일 등 각자가 다양하지만, 그 본질은 주님을 믿는 것이고 (요 6:29), 결론은 서로를 세우는 것이다 (롬 14:19, 고전 12:28, 살전 5:11).
'문지기'는 단수인데, 이것은 특별한 일을 맡은 이들이다. 주님의 몸된 교회에 대해 진리를 세상으로부터 지키고 교회로 침투하려는 누룩 혹은 세상의 어떤 것에 대해 깨어 있어서 단속하는 이를 말씀하는 것으로 본다. 문지기가 하나라는 것은 문 역시 하나임을 암시하는데, 그 문은 양의 문 (요 10:7) 이신 그리스도시다.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함께 할 수 없고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 역시 그렇다 (고후 6:15). 이러한 부정한 것들과 섞이는 것을 막는 이가 바로 문지기다. 교회는 문지기가 필요하다.
주님, 우리가 주님의 종으로서 권위를 주심을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오늘 맡기신 일이 있고, 주님의 몸된 교회와 주의 진리의 말씀을 수호하기 위해 깨어 있어야 함을 봅니다. 주님을 향함으로 나 자신을 항상 돌아보게 하시고, 세상 돌아가는 것에 경각심을 갖고 그 어두움의 정도를 파악하여 주님 오심이 가까왔음을 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