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만지심으로 악의 앞잡이가 변함 받음 (요 18:1-14)

마태 26:37 그리고 막 14:32에는 주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 가셔서 기도하셨다고 기록한다. 누가복음에는 22:39 '감람 산' 즉 올리브 산에 가셨다고 기록되었는데, 요한복음에는 '기드론 시내 건너'에 있는 동산에 제자들과 함께 가셨다고 기록한다. 명칭이 어떠하든 잡히시기 전에 제자들과 동산에 가셨다는 것이 매우 드라마틱하다. 물론 기도하러 가셨지만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하다. 물론 때가 겨울 쯤이라 아마 나무들은 앙상했을지도 모르겠다.

주님께서는 여기를 자주 가셨기에 유다도 알고 있다고 하는데 (2절), 요즘 처럼 집-직장을 오가는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현대인들과는 매우 다른 삶을 보여주신다. 주님께서는 성전에서도 기도하셨지만 성전 외에도 이렇게 동산을 포함한 여러 장소에서 기도하셨다. 제자들은 기도하지 못했지만 주님께서는 항상 기도하셨는데, 아버지 하나님과 계속 교제하셨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아는 자는 기도한다.

3절은 '그래서 유다는 군부대와 대제사장들 밖으로 그리고 바리새인 장교들 밖으로 (의 사람)을 취하여 등불들과 횃불들과 무기들과 함께 거기에 오고 있다'라고 하는데, '취하여'는 '받다'라고 많이 번역했지만 능동태로 되어 있어서 적극적으로 그러한 군대와 장교들을 데려 온 것을 알 수 있다. 악한 일에는 적극적으로 변하는 죄인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하나님을 따른다고 하는 이들도 남들을 아가페 하고 덮어주기 보다는 정죄하고 비판하며 이단사냥하기에는 꽤나 열심을 보인다. 이단을 이기는 방법은 그들을 비난하는 것 보다 성도들을 사랑하면 된다.

주님께서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만 하셨던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아셨'지만 이때는 피하지 않으시고 그들에게 나아가 "(너희는) 누구를 찾고 있는가?"라고 물으신다. 그들이 나사렛 예수를 찾는다고 말하자 "나는 이다"라고 대답하셨다. 요한복음에는 이 '에고 에이미'라는 구절이 50번 이상 나오지만, 주님께서 당신 자신에 대해 하신 말씀은 약 47번 정도가 나온다. 특히 6장에 주님께서 물 위를 걸어 오실 때 제자들을 만나셔서 '에고 에이미, 두려워지지들 말라'고 말씀하셨을 때는 마치 구약의 여호와 하나님을 연상하게 한다. 그래서 이 말은 신성한 권위가 있어서 아무나 할 수 없는 말이기 때문에 이 말을 들은 그들은 뒤로 물러가서 땅바닥에 쓰러졌다 (5-6절).

주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물으시고 그들이 답하자 이제는 "(내가) 당신들에게 '나는 이다'라고 말했소. 그러므로 (당신들이) 나를 찾고 있다면 이들을 가게 허락하시오." 라고 부드럽게 말씀하신다 (8절).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다시 구약 말씀이 이뤄지기 위함인데, 시몬 베드로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칼을 가져서 말고라는 대제사장의 종의 오른쪽 귀를 베었다. 오래 전에 이 부분에 대해 나눈 적이 있지만, 칼을 가지고 상대의 오른쪽 귀를 겨냥해서 베는 일을 쉽지 않다. 아마도 베드로는 말고의 머리를 박살내려고 내려쳤지만 말고가 피해서 오른쪽 귀만 베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눅 22:51에는 주님께서 다시 그 귀를 고쳐주셨음을 기록하는데, 이 때 주님을 죽이려고 몰려 온 일행 중 이 일을 당했던 말고는 아마도 앞장 서서 이들을 인도했던 사람들 중 하나로, 그래서 바로 앞에서 베드로에게 당했던 것이라 유추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잡으러 온 주님의 종에 의해 오른쪽 귀가 베였고, 곧 이어 주님께서는 그의 귀를 만져 낫게 하신다. '그분을 배반하는 유다도 그들과 함께 서 있었다' 라고 5절은 기록하며, 전에 그들과 함께 했던 유다는 이제 주님을 대적하는 무리쪽으로 넘어갔지만, 아마도 이 말고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주님 쪽으로 넘어왔지 않을까 한다. 주님께서 친히 그를 만지셨기 때문이다. 말고는 주님을 붙잡으러 왔지만 그로 인해 다쳤고, 또 그로 인해 나음을 입은, 주님의 은혜를 경험했다.

주님, 주를 해하려는 이에게도 은혜를 베푸셨음을 봅니다. 저도 주님을 대적했던 자로서 주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지금도 종종 생각이나 말 그리고 행동으로 주님을 대적하지만 주께서 오래 참으심으로 용납하심을 감사합니다. 이러한 은혜의 수혜자만 아니라, 주님이 그 아가페를 베푸는 자도 되게 하소서. 주께서 베푸신 그 은혜를 오늘도 묵상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