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HWH (요 19:17-27)

주님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나가셔서 십자가형을 당하셨는데, 양 옆으로 죄인들이 함께 십자가형을 당했다. 의롭고 거룩하신 분이 죄인들을 옆에 두고 그 가운데 죄인처럼 가장 수치스러운 형벌을 당하셨다.

그런데 19절은 '그런데 빌라도는 또한 명패를 썼다 그리고 십자가 위에 놓았다. 그런데 (거기에는) '나사렛의 예수, 유대인들의 그 왕'이고 적혀 있었다'라고 기록한다. '그런데' 라는 말과 '또한'이라는 말은 빌라도가 한 일에 대해 요한이 강조하고 싶었다는 의미인데, 공관복음에도 '유대인의 왕'이라는 팻말을 썼다고 기록하지만, 요한복음만이 빌라도가 그 명패를 썼다고 증언하며 또 히브리어 로마어 그리고 그리스어로 적었다고 말해준다. 당시 유대인들 중에도 젊은 세대들은 히브리어 혹은 아람어를 잘 몰랐던 사람들도 많았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물론이고 로마인들도 읽을 수 있도록 당시 대표적인 언어들은 모두 사용해서 그 명패를 적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 히브리어 혹은 아람어 문구 '유대인들의 그의 왕 나사렛 예수 Yeshua HaNazarei W'Melech HaYehudim'의 앞 글자가 YHWH 즉 '여호와'를 가리킨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Ha는 정관사이며 W는 '그리고' 혹은 '즉'이라는 의미인데, 이러한 의미가 숨겨져 있던 것이다. 그냥 '유대인의 왕' 이라고만 쓸 수도 있었을텐데 빌라도는 굳이 '나사렛의 예수'라는 말까지 넣어서 이렇게 '여호와' 혹은 '야웨'로 만들었다. 그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알수 없지만, 요한은 이렇게 '그런데' '또한' 이라고 말하며 빌라도가 친히 썼다고 증거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욕먹는, 특히 한국어 사도신경에는 잘못 번역되어서 악한 이름의 대명사 처럼 되버린 빌라도지만, 그는 주님께서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부지중에 증거하게 되었다. 유대인들은 이에 대해 불평하며 빌라도에게 '유대인들의 그 왕'이라고 쓰지 말고 '그 (자)가 나는 유대인들의 왕이다 라고 말했다' 라고 대신 쓸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빌라도는 "(내가) 썼을 것을 (나는) 썼다" 라고 답했는데, 유대인들의 요구를 들어줬다면 그렇게 YHWH가 될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이 빌라도의 신앙고백은 아니었을 것이다. 23절 이하 병사들이 주님의 겉옷을 나누고 속옷을 제비 뽑는 것에 대해 요한은 구약의 말씀을 채워려 하기 위함이라고 증언하지만, 병사들은 그들이 과연 그렇게 함으로 성경 말씀이 채워질 것은 몰랐었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다른 제자들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지만, 25절은 '예수의 십자가 옆에 그의 어머니와 그의 어머니의 누이인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사람 마리아가 서 있었다'고 또 26절은 요한도 거기 있었다고 기록한다. 그런데 막 15:40에는 '멀리서 바라보는 여자들' 이라고 또 마 27:55-56도 '예수를 섬기며 갈릴리에서부터 따라온 많은 여자가 거기 있어 멀리서 바라보고 있으니 그 중에는 막달라 마리아와 또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와 또 세베대의 아들들의 어머니도 있더라'고 기록한다. 처음에는 십자가 가까이에 서 있을 수 있었지만, 주님께서 죽으시기 바로 얼마 전에는 아마도 그들이 가까이 있을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남자들은 요한 외에는 없었지만 여자들은 골고다까지 주님을 따랐다.

주님께서는 26-27절에 이때까지 섬기며 사랑하셨던 그의 육신의 어머니를 요한에게 부탁하는데, 그 어머니에게는 "부인이시여, 당신의 아들을 보십시오" 라고 말씀하고 요한에게는 "그대의 어머니를 보시오" 라고 아오리스트 시제 즉 존대말 형식으로 말씀하신다. 육신의 어머니에게 존대를 하는 것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자신보다 한참 어린 제자 요한에게도 주님은 부드럽게 부탁하신다. 주님은 이미 죽으시기 며칠 전 부터 제자들에게 이제 그들이 주님의 친구라고 말씀하시며 존대하셨다.

주님,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이 어떠하신 분이신지 당시 대표되는 모든 언어로 푯말이 쓰여진 것을 봅니다. 과연 주님은 야웨이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그 수치스럽고 두려운 나무에 달리신 것을 봅니다. 주님은 참 하나님, 참 사람 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