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넘고 물건너 (신 2:16-25)
16절은 '모든 군인이 사망하여 백성 중에 멸망한 후에'라고 하는데, 1세대 즉 옛사람에 속한 이들은 좋은 땅이신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올 수 없음을 말한다. 나이가 많든 적든 새사람을 입은 이들만이 참된 그분의 왕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데, 따라서 우리의 옛사람은 죽고 장사되어야 하며, 이것이 바로 침례이다. 육신의 이스라엘은 홍해를 건넜지만 1세대는 가나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데 이것은 소위 구원받았다는 혹은 구원의 확신이 있다는 이들 역시 옛사람의 삶을 버리지 못하면 즉 계속해서 회개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왕국 안으로 들어갈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물 그리고 영 밖으로 나지 않으면 하나님의 왕국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물도 있지만 영도 있다. 침례는 옛사람을 처리하는 것이고 영은 새사람을 위함이다. 특히 보통 사람들이 아니라 '전쟁의 사람들' 즉 '군인들'이 모두 사망했는데, 그것은 남은 이들은 군인들이 아니라는 의미이며, 승리를 위해서는 오직 하나님만 의지해야 함을 말한다.
싸움에 앞서 마지막 지역 즉 암몬 땅을 통과할 때 모압과 더불어 거기서도 역시 싸우지 말라고 명하시는데, 암몬과 모압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후손들이기 때문이며, 이들에 대하여도 하나님께서는 연약을 하셨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언약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또한 하나님의 백성은 이를 따르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인이시며 주권자이심을 알게 하기 위함이다. 흥미로운 것은 암몬 자손이 살고 있는 땅에도 전에는 거인들이 차지했던 곳이었는데, 암몬 족속이 그들을 물리치고 자리를 잡았다. 거인들 중에는 용사들도 있었겠지만, 몸만 커서 두려워 보이기는 했어도 행동은 민첩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우리의 두려움의 대상이 이와 같다. 보기에는 가공할만해 보여도 그 정체를 파악하고 나면 모든 것에 약점이 있다. 마귀를 얕잡아 보는 이들이 있지만, 마귀는 그 나름대로 매우 강한 힘과 권위가 있고, 이미 심판은 받았지만 아직도 세상에서 왕노릇하고 있다. 하지만 마귀의 약점은 이제 더 이상 믿는 이들을 비방하고 조소할 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골 2:13-15은 '또 범죄와 육체의 무할례로 죽었던 너희를 하나님이 그와 함께 살리시고 우리의 모든 죄를 사하시고 우리를 거스르고 불리하게 하는 법조문으로 쓴 증서를 지우시고 제하여 버리사 십자가에 못 박으시고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느니라' 라고 기록하는데, 즉 과거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우리를 옭아 매던 율법을 끝내셨기 때문에 마귀는 우리를 고소할 근거를 찾을 수 없다.
24절 부터 드디어 싸움의 명령을 하시는데, 이 명령과 더불어 이미 그 땅을 넘겨 주셨음을 말씀한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이 할 일은 가서 '싸워서 차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싸워 차지하기 위해서는 '일어나 행진하여 아르곤 골짜기를 건너라'는 명령이 먼저 온다 (24절). 일어나 싸움을 준비해야 하며 '행진하다 nasa'는 '떠나다, 여행하다'의 의미인데, 그것만이 아니라 아르논 골짜기를 건너야 한다. 이 '골짜기 nachal'이라는 말은 단순한 골짜기가 아니라 급류(wadi)가 흐르는 강이 낀 골짜기인데, 그래서 번역에 따라 '강'으로도 되어 있다. '아르곤'이라는 말도 '우기 때 급류가 되는 골짜기'라는 의미인데, 그때가 우기였는지는 모르지만 평지만이 아니라 소위 말해 산넘고 물건너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한 길을 기꺼이 갈 수 있는 이유는 그 땅이 이미 그들에게 넘겨졌기 때문이다. 거창히 말하면 '사역' 혹은 하루하루 하나님의 일을 하려면 크고 작은 도전들이 가로막는다. 하지만 그러한 도전들은 오히려 앞에 놓인 승리를 증거해 준다.
주님, 전 지구를 두려움에 몰아넣고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코로나가 존재하지만 그 가운데에도 주님의 백성들에게 주님께서는 힘주시며 그 주신 땅을 차지하라고 명하심을 믿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신 땅을 일어나 행진하여 강을 건너 싸워 승리하게 하소서. 주님께서는 이미 이기셨으니 우리도 이기는 자로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