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이 아니라 은혜로 (신 3:23-29)

구약에서 모세만한 인물이 없다.  아브라함도 있고 다윗도 있고 엘리야도 있지만 모세오경을 기록하고 율법을 확립한 그의 위치는 넘볼 수 없을 듯 싶다.  그의 삶 자체도 파란만장하지만, 오늘 말씀에서 백성들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전에 그는 그 땅에 대한 허락을 얻지 못하고 요단을 건너기 전 죽게된다.  26절은 ' 주께서 너희로 인하여 내게 진노하사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아니하시고 주께서 내게 이르시기를, 그만하면 네게 충분하니 이 일로 다시 내게 말하지 말라'고 기록해서 마치 이스라엘 백성들의 잘못만으로 인해 모세가 요단을 건너지 못한 것 처럼 들리지만, 생명의 삶 해설에서는 '자기 의와 혈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물론 이 두가지 이유 모두를 인함인데, 특히 모세의 의와 혈기에 대해서는 여호와께서 돌에서 물이 솓게 하기 위해 첫번째는 돌을 쳐서 갈라지게 했지만, 두번째는 단지 돌에게 명하면 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 모세는 이를 어기고 두번째도 돌을 쳤으며, 마치 자신의 능력으로 돌이 갈라져 물이 흘러 나오게 한 것 처럼 보이게 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사실 매우 심각한 것인데, 모세가 그 모든 기적을 행한 것은 모두 하나님의 능력이었고, 특히 이 '갈라진 돌'은 그리스도의 구속의 죽으심을 예표하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단 한번 죽으심으로 인류와 우주 모두의 죄 문제를 해결하셨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기 때문에 두번째 죽음을 당하실 필요가 없다.  만일 그 누구든 그리스도의 구속의 죽으심을 흉내내어 자신을 죄사함의 제물로 내어놓는다면 그것은 주님의 죽으심의 효능을 무시하는 것 뿐 아니라 아예 주님의 구속을 부인하는 매우 교만한 죄를 짓는 것이다.  그래서 율법을 예표하는 모세는 요단을 건너지 못하고 대신 '예수'의 히브리어 이름인 '여호수아'가 백성을 그 땅으로 인도한다.  율법은 우리를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지 못하고 다만 은혜이신 그리스도에게 인도하는 '초등교사 (갈 3:24)'일 뿐이다.

주님, 많은 것이 제약되고 사역까지 묶인 듯 합니다.  하지만 주님은 묶이지 않으시고, 복음 역시 묶이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우리가 많은 일을 하지 못한다 해도 경건하지 못한 우리를 의롭다 선포하신 주님을 믿습니다.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신 그리스도께서 오늘도 인도하심을 감사합니다.  그리스도면, 은혜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