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의 죽으심, 그 영 그리고 또 내 안의 그 영 (마 27:45-56)

오늘은 소위 '성금요일'로서 전통적으로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달려 돌아가신 날로 기념하지만, 성경적으로 보면 주님 죽으신 날은 수요일 오후 3시어야 한다.  주님께서는 사흘 '밤낮'을 무덤에 계셔야 하기 때문이다.  45절은 '제육시로부터 온 땅에 어둠이 임하여 제구시까지 계속되더니' 라고 하는데, '온 땅'을 지구 전체를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는 정관사 '호'가 붙어서 '그 땅' 전체를 말한다.  (예를 들어 계 5:6의 '온 땅'과 13:3은 한글로는 동일하게 번역되었지만 원어에서 5:6은 여기 마태복음과 같은 pas (모든)로 되어 있지만 13:3은 '홀로스' 즉 '전체'로 되어 있다) 즉 당시 유대 땅에 개기일식이 있었다고 유추해 볼 수 있는데, 지금 시각으로 정오부터 오후 세시까지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심을 천체도 애도했다.  이에 비해 이스라엘이 모두 망한 후 로마 시간을 바탕으로 기록한 요한복음은 주님께서 잡히셔서 빌라도에게 끌려가셨던 시각이 '그 날은 유월절의 예비일이요 때는 여섯 시쯤이더라' 라고 19:14에 기록한다.  즉 같은 여섯시라고 기록해도 요한복음은 아침 6시이지만 그 6시간 후인 유대시각 제육시 즉 정오에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음을 알 수 있다.

50절은 '영혼이 떠나시니라'고 번역했지만 원어는 '그 영'이 떠났다고 기록하는데, 개역개정 많은 부분에서 '혼'을 '영혼'이나 '마음'으로, 그리고 '영'을 또 '영혼'이라 오역했다.  킹제임스 흠정역은 '예수님께서 다시 큰 소리로 외치시고 숨을 거두시니라'고 번역해서 오히려 더 못한 번역이 되고 말았는데, 이것은 영어 킹제임스역이 'yielded up the ghost'라고 했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은 죽으면 '혼 ㅍ쑤케'를 낸다거나 숨이 끊어졌다고 말하지만, 주님의 죽으심에는 '그 영'을 내어주셨다 (혹은 떠나 보내다) 라고 기록한다.  흥미로운 것은 사도행전 7:59 스데반이 순교할 때 '주 예수여 내 영을 받으소서 (원어참조)'라고 기도한 것인데, 스데반의 죽음은 주님의 죽으심과 영광스럽게도 닮은 점들을 보인다.  그것은 그가 성령 즉 '그 영'께서 오셔서 '나의 그 영'이 되었기 때문인데, 이것이 바로 신앙인들의 비밀이다.  (물론 그의 죽음은 증인으로서의 순교였고 주님의 죽으심처럼 인류의 구속과는 상관없다)

51절은 '이에, 보라, 성전의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둘로 찢어지고 땅이 진동하며 바위들이 터지고'라고 기록하는데, 지진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따라 성전이 흔들리면서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로 찢어진 것인지 아니면 먼저 휘장이 갈라지고 지진이 났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그 상황이 특별했던 것만은 확실하다.  흥미로운 것은 52절 '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성도의 몸이 많이 일어나되' 라고 기록한 것인데, 이 한 구절만으로 보면 문제가 되지만 뒤 53절 '예수의 부활 후에 그들이 무덤에서 나와서 거룩한 성에 들어가 많은 사람에게 보이니라'를 함께 연결해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원어에서는 '잠든' 이라는 동사가 완료인 것을 제외하면 모두 아오리스트로 되어 있어서, 원어를 바탕으로 이해하면 52-53절은 앞서 51절 (아마도 무덤을 막고 있던) 바위들이 부서진 것에 의해 무덤들이 열리며, 그 후 모든 것들은 주님의 '부활 후'에 벌어지는 혹은 벌어질 (아오리스트) 것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원어를 따라 번역하면 '그리고 그 무덤들이 열리다 그리고  잠들었던 많은 성도들의 몸들이 일어나다 그리고 그의 부활 후에 무덤들 밖으로 나와 (그들은) 거룩한 성 안으로 들어가다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나타내지다' 정도가 된다.  즉 성도들이 거룩한 성에 들어가는 것은 주님의 부활 후 바로 발생한 일이 아닌 것이다.

주님, 주님께서는 2천년 전에 이미 죽으시고 또 부활하셨습니다.  주의 만찬을 자주 행함으로 주님의 죽으심을 기념 혹은 기억하라 명하셨지만 종교성이 강한 인생들은 절기를 따라 주님의 죽으심을 기억하며 슬퍼합니다.  오늘도 주님의 죽으심을 기억하며 그 의미를 묵상합니다.  주님의 죽으심으로 나의 죄나 믿는 이들의 죄 뿐만 아니라 세상의 죄가 끝났음을 믿고 고백합니다.  그 구속의 죽으심이 온전하게 능력의 십자가로 나타났음을 묵상하며, 이제 그 영이 내 안에 함께 계시는 신비를 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