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합 그리고 아가페, 그 근원과 그 흐름 그리고 확신 (신 6:1-9)

3절은 '이스라엘아 듣고 삼가 그것을 행하라'고 기록하는데, '듣다'와 '행하다' 모두 완료형으로 되어 있다.  히브리어 문장의 독특한 스타일인데, 뒤에 '그리하면 네가 복을 받고 네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허락하심 같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네가 크게 번성하리라'에 '잘되다'와 '번성하다'가 모두 미완료형으로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일'이라는 의미가 있게 되는데, 만일 '듣고 행했다면'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즉 이 '듣고 행함'이 바로 막 끝낸 완료라면 앞으로 잘되고 번성할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것은 주의 법을 지키는 것을 계속해서 하게 하는, 즉 '완료'가 현재를 만들게 한다.

4절은 다시 '들으라 이스라엘!'인데,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라고 번역된 부분은 원어로 '야훼 우리의 신 야훼 하나'로 되어 있다.  즉 '한 분'이 아니라 '하나'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구약이나 신약 모두 마찬가지이다.  '신 (엘로힘)'이라는 자체가 복수이고 신약의 소위 삼위일체 (원어 삼일, trinity 혹은 triune)에도 하나님은 단수의 신이 아니라 세 '분'께서 하나이심을 말한다.  흥미로운 것은 5절부터인데, 4절에서 여호와께서 하나이시고 그렇기 때문에 원어에서는 5절이 '그리고 (워 혹은 붜)'로 시작하며 계속해서 모든 동사가 완료형으로 되어 있다.  즉 '~~하라' 혹은 '~할 것이다'가 아니라 '~했다'가 되는데, 그럼에도 영어는 shall로 또 한글 번역은 '~하라'로 했다.  이것은 7장에도 계속되는데, 시제가 없는 히브리어에서 완료형은 동사가 끝났다는 의미지만 사실 여기 모든 동사는 끝난 것이 아님에도 완료형으로 된 것은 마치 이미 이룬 것 처럼 확신에 찬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믿음'을 정의한 히브리서 11:1절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다)'를 연상케 하는데, 전능하신 하나님의 말씀은 시간을 초월하여 모두 이루었다.

5절은 원어로 '사랑하라 (정확하게는 사랑했다)'로 시작하는데, 이 단어 '아합'은 매우 흥미로운 단어다 (aheb은 구약의 비슷한 발음인 아합 achab 이라는 이름과는 다르다).  창세기부터 시작한 단어인데, 몇몇 학자들은 이 단어가 헬라어 '아가페'의 어원일 것이라 추정한다.  그 이유는 고대 헬라어 문헌에는 이 '아가페'라는 말이 발견되지 않지만 코이네 헬라어 시대를 거치면서 많이 쓰였고, 오히려 현대에는 일반적인 '사랑하다'라는 말에 이 '아가페' 혹은 '아가파오'가 쓰인다.  아마도 기독교의 영향이 아닐까 하는데, 결국 참되고 무조건적인 사랑인 이 '아가페'의 근원은 아가페로 정의되신 하나님이심을 말해준다.  하나님은 아가페시다 (요일4:8, 16). 

 

우리가 우리의 하나님 여호와를 우리의 온 마음, 그리고 온 혼, 그리고 온 힘으로 '아합'해야 하는데, 그것은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아가페 하셨기 때문이다 (요일 4:19).  그래서 여기의 동사는 완료가 되는데, 우리 역시 주님을 당연히 사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온전히 알면, 6-9절의 말씀이 따르는데, 주께서 주신 말씀들을 마음 안에 있게 하고 (6절) 우리만 간직하고 지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녀와 자손들에게도 부지런히 가르치며 또 가는 곳 마다 강론해야 하는데, 이 '강론하다'는 '말하다, 선포하다'를 의미한다.  이것은 특별한 가르치는 은사나 웅변의 재주가 있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누구나 행해야 하는 것이다.  8-9절은 우리의 소위 '인테리어' 역시 주님의 말씀으로 해야 함을 말한다.

주님의 사랑은 하나이신 참 신 여호와께서 그 근원이시며, 그 흐름은 오늘날 '그 영'이고, 그 영은 우리 안에 흐르시며, 우리 또한 우리 자녀들과 다른 이들에게 그 말씀과 영이 흐르게 하는 통로 혹은 가지들이 되게 한다.  이것은 인생에게는 신비이며 이해하거나 느끼기 어려운 문제라 할지라도, 우리는 확신을 갖고 순종할 때 이미 이루신 주의 말씀에 참예하게 된다.

주님, 오늘도 온 마음 온 혼 온 힘으로 주님을 되사랑하게 하소서.  주의 생명이 흐르는 그 가지가 되게 하소서. 우리 자녀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주의 영으로 인도하시며 충만케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