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언약궤이신 그리스도 (신 10:1-11)

모세는 하나님의 명에 따라 다시 돌판 둘을 다듬고 나무 궤를 만든다.  첫번째 경우에는 나무 궤에 대한 말씀은 없었지만 이제 그 돌판을 넣어둘 궤도 만들라 하시는데, 이것은 그 두번째 돌판은 영구히 보존될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께서는 나무 궤를 만들라 하셨고 자세히 어떤 나무를 쓸 것인지는 말씀하지 않으셨지만 모세는 조각목 즉 아카시아 나무로 궤를 만드는데, 아카시아 나무는 가장 단단한 나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명하실 때 자세히 말씀하시면 그대로 따라야 하겠지만, 아니라면 주어진 환경 속에서 상식을 따르면 된다.*  광야에서 아카시아 나무를 얻는 것이 쉽지는 않았겠지만 (출 35:24는 조각목 있는 자들이 모두 가져왔다고 한다) 모세는 자신이 직접 나무 궤를 만들어서 여호와께서 다시 쓰신 돌판을 가지고 내려와 거기에 둔다 (출 37:1에는 브살렐이 만들었다고 함).

이 언약궤는 8절에 가면 '여호와의 언약궤'라고 불리는데, 민수기에서도 나오지만 앞으로 계속 이렇게 '여호와의 언약궤'라고 불린다.  사실 이 언약궤는 성물 즉 십계명이 기록된 두 돌판과 만나 항아리와 아론의 싹난 지팡이가 들어 있는 보관함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러한 성물들을 보관하기 때문에 거룩하며 또 여호와의 언약을 예표한다.  신약에 오면 이렇게 '보관함' 혹은 모든 보물들을 담아 놓는 '보물함'을 가리켜 thésauros 라고 하는데, 한글 번역본들에는 '보배 (고후 4:7 -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혹은 '보화 (골 2:3 - 그 안에는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감추어져 있느니라)' 등으로 번역되었지만 원래는 보물들을 담아 놓는 상자를 의미하며 그 어원은 '두다, 놓다, 세우다' 등을 의미하는 tithemi 에서 왔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친히 쓰신 돌판은 비록 돌이 재료였지만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그 무엇보다 귀한 것이었고, 이를 담아 놓는 것이 바로 언약궤였다.

신약 시대에 우리가 알아야 할 보화 thesauros 즉 언약궤는 바로 그리스도 이신데, 그 안에 하나님의 은혜와 비밀과 지혜와 지식이 감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말씀 자체이시고, 과거 이스라엘 백성이 먹었지만 결국엔 죽었던 만나보다 이제 하늘의 빵이신 당신의 살을 주셔서 우리로 먹고 영생을 누리게 하시며, 죽은 나무가지에서 싹이 나게하듯 성령으로 우리를 소성케 하신다.  이 정도의 보물함 혹은 보화라면 대단한 상자에 보관되어야 하겠지만, 고후 4:7에는 '질그릇에 (원어로는 질그릇들 안에)' 즉 흙으로 만들어진 우리의 육신 안에 소유하고 있다고 기록한다.  그리스도는 언약의 핵심이며, 또한 그 보혈 안에 새 언약이 있다.  피로 세우신 언약이기 때문에 결코 파기할 수 없는 것인데, 출 24:8에는 '모세가 그 피를 가지고 백성에게 뿌리며 이르되 이는 여호와께서 이 모든 말씀에 대하여 너희와 세우신 언약의 피니라'고 말한다. 그 피는 소의 피였고 따라서 히브리서에 의하면 효력이 없었지만, 이 새 언약은 단번에 드려져서 역사상 모든 하나님의 의와 요구를 만족시키신 그리스도의 피를 바탕으로 한다.

주님, 과거 구약의 언약궤의 실재가 그리스도이심을 봅니다.  그 안에 생명과 지혜와 지식이 감춰져 있는 것을 더욱 알게 하소서.  과거 이스라엘과 맺으신 언약에서 이제 주를 믿는 모든 이들과 주의 보혈로 세우신 새 언약에 주목하기 원합니다.  성령께서 오심으로 인해 우리 안에 이러한 보화가 있음을 감사합니다.

* 다시 보니 출 25:10 '그들은 조각목으로 궤를 짜되 길이는 두 규빗 반, 너비는 한 규빗 반, 높이는 한 규빗 반이 되게 하고' 라고 말씀하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