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법, 특별법, 그리고 특특별법 (신 17:1-13)

법에는 크게 일반법과 특별법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이러한 법적 용어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오늘 말씀은 성경에서 일반적인 상황과 특수한 상황에 대해 다루는 것을 볼 수 있다.  먼저 현대 사회에서 가장 기본적이며 보편적인 법적 개념은 인간의 존엄성인데, 이 역시 성경에서 비롯되었다.  인간의 존엄성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인간이 지어졌음에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인간이 진화된 존재라면 이러한 문제는 언급할 가치가 없다.  나는 물론이고 다른 이들도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바탕으로 지어졌다는 것을 믿을 때,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게 된다.  그런데 오늘 말씀 2-7절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그 보다 우선 되는 것이 하나님의 첫째 명령을 따르는 것 즉 다른 신들을 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다른 신들이나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명령 역시 인간의 존엄성과 연결되는데, 하나님을 대표하는 인간이 참되신 하나님이 아닌 잡신들이나 우상들에게 절하는 것은 하나님이 세우신 인간의 존엄성을 망각하고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범법자는 반드시 죽여야 하는데, 그 죽이는 것에도 분명한 절차가 있어서, 그 상황을 '자세히 조사해 볼' 것이고, 만일 '확실하'면 돌로 쳐 죽이라고 명하신다.  돌로 쳐 죽이는 것도 두 세 사람 증인에 의해서 집행되어야 하며, 증인이 먼저 쳐야 한다는 말씀은 이 모든 것에 일말의 실수도 있지 말아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죄는 분명히 죽음으로 다스리되, 혹시라도 오판으로 억울하게 죽는 사람이 없어야 하는, 즉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어야 함을 말씀한다.

이에 비해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것이 아닌 일반 백성들이 판결하기 어려운 일들에 대해서는 요즘 한국처럼 어처구니 없이 일반인들이 투표를 하거나 마녀사냥 식으로 일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택하실 곳으로 올라가서' 즉 먼저 하나님의 권위에 의지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함으로 섬기는 '레위 사람들과 제사장들과 당시 재판장들에게 가서 물으라' 하신다.  즉 하나님을 두려워 하는 전문인들에게 의뢰하라는 말씀인데, 과거 이스라엘은 이렇지만 현재로는 공화정이며 삼권분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문적이고 특수한 문제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이 잘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법보다는 감정에 편향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에 의해 선출된 대표가 입법도 하고 그들에 의해 선출되고 임명된 이들이 사법을 맡고 또 행정도 마찬가지로 이루어진다.  일반인들이 특수상황에 대해 판단하려는 것은 중우정치이며 소위 포퓰리즘에 의한 기만이다.  교회 역시 투표를 해서 결정할 일이 있고 장로들이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결정할 사항들이 있다.

아무튼 신약에 와서는 이제 특별법 보다 더욱 특별한 특특별법이 시행된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법이며, 과거 사람을 죽이는 율법 보다 우선하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 (롬 8:2)',  그리고 서로의 짐을 지는 '그리스도의 법 (갈 6:2)'이다.  이 특특별법은 시 118:22-23 '건축자가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 라고 기록한 것 처럼 우리의 상식을 넘어서는 놀라운 법인데, 바로 법을 뛰어 넘은 은혜이다 (롬 6:14-15).  이 은혜는 일반법이든 특별법이든 율법이든지 간에 모든 법을 초월하며 우선하는데, 과거 우상을 따르며 섬겼던, 하나님을 몰라서 무시하고 대적했던, 그리고 현재에도 많은 실수가 있는 우리를 덮음으로 율법이 선언하는 사망 선고를 우리로부터 벗어나게 했다.

원래 처음 법을 만드신 분은 하나님이시고, 그 법을 집행하시는 분 역시 하나님이시다 (물론 직접하시지 않고 천사들이나 하나님의 종 혹은 열국을 통해 집행하신다).  과거에는 돌로 쳐죽임을 당해야 했을, 아니, 이방인으로서 그것 조차도 적용되지 못하고 하나님과 완전히 상관없는 무의미한 존재로 삶을 마감해야 했을 우리지만, 주님의 이 특별한 은총은 우리로 주님의 생명과 동일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며,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위를 얻게 하고, 우리를 성도로, 또 거룩한 왕국으로 특별하게 만드시는 특특별법이 된다.

주님, 주님의 이 특이하고 특별한 은총이 우리에게 기이합니다.  우리를 단지 지옥 신세를 면하게 하신 것만이 아니라, 온전히 주님을 닮아 그리스도의 법을 실행하게 하실 것을 봅니다.  특별한 은총을 받은 이들로서 주의 생명의 성령의 법을 취하며 따르기 원합니다.  주의 법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