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으로 택함받아 왕으로 사는 그리스도인들 (신 17:14-20)

원래 이스라엘은 하나님만을 왕으로 섬기며 이 땅에서 하나님을 대표하도록 선택받은 민족이었지만 여러 현실적인 문제에 부딛히자 결국 사울을 시작으로 이스라엘은 세상의 기준으로 사람이 왕으로 다스리는 왕국이 된다.  사무엘은 왕을 세워달라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요구를 달가와하지 않았고 (삼상 8:5-6) 여호와 하나님께서도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백성이 네게 한 말을 다 들으라 이는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 (삼상 8:7)'고 말씀하셨다.  이미 여호와께 십일조를 드리지만 거기에 추가로 왕에게도 십분의 일을 내야하며, 왕국의 행정에 필요한 전반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을 말했지만 백성들은 그래도 인간 왕을 원했다. 삼상 8:20은 '우리도 다른 나라들 같이 되어 우리의 왕이 우리를 다스리며 우리 앞에 나가서 우리의 싸움을 싸워야 할 것이니이다 하는지라'고 기록하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왕을 원했던 것은 국방을 위해서 였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이제 하나님 보다는 의지할 사람과 왕국이라는 세상 시스템이 더욱 안전을 보장해 줄 것 같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왕국이 된 것은 슬픈일이었는데, 주님께서는 '하나님의 왕국' 혹은 '하늘의 왕국'을 맨 처음에 선포하셨다. 사실 주님의 복음과 그 공생애는 모두 이 하나님의 왕국에 대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당시 이미 이스라엘은 왕국이었지만 그와는 별도로 세상에 속하지 않은 왕국을 말씀하시며 이것이 바로 복음의 핵심임을 드러내셨다.  오늘 말씀은 혹시 이스라엘이 왕국이 되더라도 그 왕을 선출하는 것과 그 다스리는 것은 세상 나라들과는 매우 차이가 있음을 분명히 하는데, 이것은 주님께서 왕되시며 하나님의 왕국을 가져오시고 그 하늘 백성들을 다스리심과 동시에 하나님 왕국 백성 또한 하나님의 자녀들로 벧전 2:9는 우리가 '왕 같은 제사장'이라 기록한다. '왕 같은' 은 원어로 '왕족'이라는 말인데 우리는 왕족이며 동시에 제사장들이다.  왕은 백성을 다스리고, 제사장은 백성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위치인데, 우리는 과거 이스라엘 백성이 저버렸던 그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위치를 그리스도로 인해 취할 수 있게 되었다.

먼저 15절은 왕이 세워질 때 '반드시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자를 네 위에 왕으로 세울 것'을 말씀하는데, 이것은 백성들이 아무리 좋아하는 인물이라도 여호와께서 택하셔야 한다는 의미다.  이것은 결국 하나님의 명을 들을 수 있는 제사장 혹은 선지자가 왕에게 기름을 부어야 하는데, 이것은 왕권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말한다.  이것은 계속해서 비슷한 내용으로 이어지는데 16절은 '그는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이요 병마를 많이 얻으려고 그 백성을 애굽으로 돌아가게 하지 말 것'을 명한다.  백성들은 삼상 8:20 처럼 그들을 위해 싸울 왕을 원했지만 정작 병마를 많이 두지 말것을 명하는 것은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세상 나라들과 다른 것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것은 국방을 강화하면 백성들이 애굽으로 내몰릴 것을 암시하며,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는 즉 배교할 것을 말씀하는데, 애굽에서 약속하신 땅으로 오는 것은 40년이 걸렸지만 다시 돌아가는 것은 순식간이다.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에서 불려 나온 이들 즉 '에끌레시아'인데, 영을 떠나서 다시 육과 죄로 돌아가는 것은 매우 쉽다 (갈 4:9, 벧후 2:22).  구원 받았기에 아무 문제 없다고 여긴다면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은 한 순간이다.

17절은 진짜 왕이 되어야 가능하고 일반인과는 상관없는 명령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모두가 왕족인 각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인데, 성적 문제와 재물은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집사나 장로의 자격 중에 '한 아내의 남편 (딤전 3:2, 12 딛 1:6)'이 있는 것이고, 마 6:21은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고 말씀한다.  왕으로서 권력이 있고 권리를 행사함으로 이러한 것들을 얻고 누릴 수 있지만 하늘 보좌에서 내려 오신 참되신 왕 그리스도,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신 (고후 8:9) 분을 본받아 우리는 자원해서 부함보다 가난을 택할 수 있다.  돈을 위해 일하지 않고 물질적 보상이 따르지 않아도 주님을 위해 일하는 이유다.

18-19절은 왕의 평생 본분 중 하나가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배우며 따르는 것임을 말씀한다.  국가를 경영하기도 녹록지 않은데 평생에 관심할 것이 하나님 말씀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의 다스림이 사사로운 의견이나 생각에서 나오지 않고 하나님 말씀을 바탕해서 나와야 하기 때문인데, 특히 20절은 그렇게 함으로 교만하게 되지 않을 것을 말씀한다.  왕의 위치는 충분히 교만해지고 권력을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는 자리이지만, 그 아래 사람들이 있고 위로는 하나님께서 계심을 항상 기억함으로 다스림 역시 열방의 왕들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함으로 하나님의 대리자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가 왕족이며 왕들인 이유는 우리가 섬기는 주님께서 만왕의 왕이시기 때문이다 (딤전 6:15, 계 17:14, 19:16).  따라서 그를 제대로 섬기는 자들이 바로 왕이다.

주님, 참된 리더들은 먼저 주님을 따르는 이들이 되어야 하고, 참된 왕들은 먼저 만왕의 왕이신 주님의 다스림 아래 있어야 함을 봅니다.  권위와 능력은 주께 있으며 주께로 부터 오는 것임을 인정합니다.  주께서 나를 세우시면 세워질 것을 믿습니다.  자리 보다는 섬김에 마음을 두기 원합니다.  때가 되면 높이시리라는 말씀을 의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