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탁월하심 (히 7:1-10)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투 떼우 투 훞시스투)'이라는 말은 구약에서도 여러번 나오고 신약에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말로 주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나오는데, 이 말은 바로 여호와께서 '최고신 God the Highest'임을 증거한다. 여호와께서는 불신자들이 비아냥 거리며 말하는 유대 민족만의 '사막 신'이 아니라, '하늘들과 땅을 창조하'시고 '땅과 하늘들을 만드'신 바로 그 '엘로힘'이시다 (창 2:3-4).
구약에서 처음으로 '제사장'이라는 단어가 언급될 때 나오는 인물이 바로 멜기세덱이고 그 후에는 창 41:45에 애굽의 신 '온'의 제사장에 대해 기록하며 계속 애굽의 제사장들에 말하다가 출애굽기에 와서는 모세의 장인이 미디안 제사장이었음을 말하고, 그 후 출애굽기 19장에 와서야 제사장의 왕국으로서의 이스라엘, 그리고 아론과 그 후손의 제사장 직이 언급된다.
그래서 멜기세덱이야 말로 성경 기록상 첫번째 제사장인데, 그에 대한 정보는 거의 전무하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족보도 없고 시작한 날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어 하나님의 아들과 닮아서 항상 제사장으로 있느니라 (3절)'고 하는데, '있느니라'의 시제는 현재진행형으로 지금도 살아 있다는 의미다. 이쯤되면 그가 정말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그런데 주님 역시 육신으로 보면 아버지가 없고, 따라서 누가복음은 주님의 족보를 마리아의 그것으로 하는데, 성경은 마리아를 '그의 어머니' 혹은 '예수의 어머니'라고는 기록하지만 정작 주님께서는 한번도 마리아를 어머니라고 부른 적이 없다. 또한 요1:1은 태초부터 계신 로고스 즉 하나님 자신이신 주님을 계시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그의 이름 '멜기세덱'은 '나의 왕은 옳다 my king is right'라는 의미인데 그가 제사장인 동시에 '살렘 왕'이라는 것이다. 그는 '정의 (혹은 공의)'의 왕을 섬기는, 살렘 (평강)의 왕이다. 그는 왕으로서 또 제사장으로서 자신 또한 '나의 왕'을 섬겼는데, 그는 왕권과 제사장권 모두를 가진 인물이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어떠하심 즉 그의 서열을 따라 영원하신 왕이요 대제사장이심을 보여주며, 또한 주님을 믿는 우리들 역시 왕과 제사장임을 말해준다 (벧전 2:9).
4절 '얼마나 높은가'라고 번역된 πηλίκος는 여기와 갈 6:11에 '얼마나 큰 글씨로' 라는 구절에 쓰였는데 보통 쓰이는 '위대하다' 혹은 '크다' 등과는 다른 단어다. 히브리서 기자는 멜기세덱의 어떠함을 증거하는데 있어서 '위대하다' 혹은 '크다' 혹은 '낫다' 등의 단어보다는 이 πηλίκος가 제일 적합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7절은 '낮은 자가 높은 자에게서 축복을 받느니라'고 하는데 이 '낮은 ἔλαττον'은 '적다, 작다, 저급하다'를 의미하고 '높은 κρείττονος'는 '더 강한, 더욱 특출난'을 의미한다. 단순히 위치적으로 높고 낮음이 아니라 멜기세덱은 πηλίκος 였다. 그래서 그는 아론이나 레위의 아들들 이전에 이미 왕과 제사장으로 존재했고 또 현재도 존재하며 오히려 가장 높임받는 아브라함 보다 더 큰 자임을 설명한다.
히브리서는 신자들이 처음 주님을 믿을 때는 자세히 알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 하나 짚어가며 주님의 탁월하심을 증명한다.
주님, 주님을 더 알게 하옵소서. 말씀을 읽을 때 깨달음을 주시고, 지금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게 하옵소서. 주님은 멜기세댁의 그 제사장됨의 원칙을 따라 지금 살아계신 분이심을 시인합니다. 주님 안으로 더욱 인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