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vs 진품 (히 9:23-28)

23절에는 '모형 ὑπόδειγμα'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형체, 모델, 복사품' 등을 의미한다. 땅에 있던 장막은 '그 하늘들 안의 모형들'인데 진짜가 아니라 복사품, 소위 말해서 '짝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에 대한 정결함에는 '제물'이 필요했던 것 같이 '하늘의 것들'에 대해서는 더 나은 제물이 필요하다. 이 제물은 26절에 의하면 그리스도 자신이시다.

24절에는 '모형' 대신 '그림자 ἀντίτυπος'라는 말이 나오는데 원어의 문자적 의미는 '복사(품), 대응물' 등이다. ἀντί와 τυπος의 합성어인데, 위 ὑπόδειγμα에도 τυπος (영어 type에 해당)라는 말이 있고, ἀντί는 '대적하다' 혹은 '대신하다'를 의미하는데, 그래서 '적그리그도 antichrist'는 그리스도를 '대적한다'는 의미와 함께 그를 '대신하'는 다른 누구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놓고 보면 옛 언약 안을 바탕으로 한 장막은 '짝퉁'이고 '모조품'이며 더 나은 것 즉 그리스도의 새 언약에 대해서는 '적그리스도'이다! '최선의 적은 선이다'라는 말 처럼 더 나은 것 즉 그리스도를 대신해 왔던 이 땅의 장막이 이제는 더 이상 필요없어졌기 때문에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짝퉁이며 적그리스도가 된다.

전에는 땅 위에 세워진 장막 안 지성소라고 하는 곳이 전혀 다른 차원으로 가는 관문으로서 일년에 단 한번 열렸었지만 주님께서는 그 하늘 안으로 들어가심으로 더 이상 이 땅 장막의 지성소라는 곳이 무의미하게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성경에는 대게 '하늘'이 복수로 되어 있지만 여기는 단수로서 소위 3층천 중 하나님이 계신 곳 즉 과거 이 땅의 '지성소'의 진짜 혹은 실재를 말한다.

27-28절은 의미심장한데, 사실 사람의 죽음의 원인은 창 2:17, 약 1:15, 그리고 롬 5:21에 의하면 '죄' 때문이었다. 하지만 27절은 사람이 죽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정해진' 것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눅 19:20 '또 한 사람이 와서 이르되 주인이여 보소서 당신의 한 므나가 여기 있나이다 내가 수건으로 싸 두었었나이다'에서는 '싸 두다' 혹은 '간수하다'를 의미하는 것으로 쓰였다. 즉 인간이 죽는 것은 죄 때문이기는 하지만 이 시간 안에서는 아직은 간수되고 정해졌다는 것이며, '그러면 이 후에는 심판(이 있다)'라고 기록한다. 바로 다음 28절에는 '구원'을 말하는데, 이 온전한 구원까지는 '죽음'이 필연적임을 알 수 있다. 죄성을 지닌 채로 영원히 산다면 그것은 저주이고, 따라서 죄로 인한 죽음은 필연적이지만, 주님 당신이 한번 드려진 것은 많은 죄들을 (복수) 짊어지기 위함이고 두 번째 나타나실 때에는 '죄 (단수)'와는 상관없이 구원을 위해 기다림을 입고 있는 자들 (현재진행형 이태동사)이 그 대상이다. 주의 죽으심으로 사망을 가져오는 원죄는 완전히 끝났기 때문이다.

주님, 주님이 바로 진짜시고 진리시며 실재이십니다. 주님 외에 다른 것에 가치를 두지 않기 원합니다. 나의 영원을 책임지실 분은 오직 그리스도십니다. 정말 이 땅에 오직 주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