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주 박사님의 언급에 대해,

기독교의 진리나 교리에 대해 많은 견해와 해석과 이해가 있지만 제 나름대로 고민하며 이제까지 생각해 온 것을 부족하지만 조금 나눌까 합니다. 이제까지 55년 이상을 교회에 다니면서 신학도 했고 전도사로 12년 정도 사역도 했지만 기독교 진리나 교리에 대해, 특히 '교리'면에서 정확히 속시원하게 간단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은, 모든 교파의 교리가 다르고 그나마 각 교파의 교리 역시 요즘은 제대로 교육하지도, 배우지도, 또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도 않은 것 같기 때문에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 속에 정리한 것을 간단히 말씀드릴까 합니다.

우선 기독교의 기본이라 생각되는 말씀하신 10계명이나 삼위일체는 그 근본 의미를 헤아리기 보다는 무조건 교리로만 이해하고 외우려고 하기 때문에 '종교화' 되버린 감이 많이 있고 이것은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먼저 10계명은 우리말로 '계명'이라고 했기 때문에 무언가 지켜야 하는 '명령'으로만 이해하기 쉽지만, 성경에서는 이것을 오히려 '언약'이라고 말합니다. 즉 우리의 순종이나 행함 이전에 이 10가지는 하나님의 전능하신 주권에 의해 당시 그분의 백성과 맺은 언약 입니다. 한글 번역에는 마치 모두 명령 같이 번역했지만 구약 히브리 원어는 (제 기억이 맞다면) 단지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내용만 '명령형'이지 다른 모든 구절들은 '미래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즉 '하라' 혹은 '하지 마라'가 아니라, '할 것이다' '하지 않을 것이다'로 되어 있는데요, 이것은 전능하신 하나님이 당시 힘도 능력도 지혜도 없는 그의 백성들에게 무거운 명령으로 짐을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너희들이 지금은 비록 순종하지 못할지라도 미래에는 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는 의미로 들립니다. 그래서 영어 번역에는 'Thou shalt' 즉 미래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교리를 버리라고 하셨다는 말씀이 어디에 있는지 저는 잘 기억이 나지 않고, 혹 도올이 이 10계명을 버리라고 했다고 하는데, 사실 성경을 보면 '율법을 행함'으로 의롭게 되거나 구원을 받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하고, 더우기 '율법 폐기론'에 개인적으로 찬성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동시에 '율법의 마침' 즉 완성하신 분이기도 합니다. 인생으로 지키고 행해야 하는 무거운 짐이 아니라, 하나님의 어떠하심, 그 기준과 그 '의'를 알고, 그것을 완성하신 분을 바라보도록 돕는 것이 소위 율법의 기능입니다.

삼위일체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교리적으로만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에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무조건 하나님은 '한 분'이고 또 성부 성자 성령 이 '세 분'이 모두 '하나님'이다 라고 외우며, 이것을 소위 '삼위일체'라고 교리화 해버려서 그 근본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려고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경을 보면 '아버지 아들 성령' 이렇게 정확히 구분한 곳도 있지만 '하나님 예수 성령' 이렇게 기록한 곳도 있는데, '삼위일체' 교리에 너무 목숨 걸려고 하다보니 요즘에는 '성령 하나님'이라는 말도 유행하고 있지만, 성경에는 그런 말이 없습니다. 성경적인 소위 삼위일체는 '아버지 아들 성령' 이 '세 분'이 '하나'임을 말합니다.

삼위일체의 근본 의미는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 그리고 이는 하나님의 구속사에 따른 당연한 진리이며 그렇게 이해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그 의미는, 마치 다신론 종교 처럼 하나님이 셋 혹은 그 이상이라던가, 이슬람 처럼 하나님은 '단일신'이라는 말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했다'라는 구절 처럼, 도무지 인생으로는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하나님 (사실 '신'이라는 말이 더 맞습니다)을 육신된 인생으로 그 영광에까지 이르게 하는 온전한 구원을 위한 것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구속과 온전한 구원, 영화로워짐으로 하나님의 소위 신성에 참예하는 것에 이르기 위해, 그의 '독생하신 아들'인 예수께서 인간으로 오셔야 했고, 세상의 모든 죄들을 (믿는 자들의 죄만 아니라) 사하셔야 했고, 그 신성이 아닌 '인성'이 죽고 부활하고 승천함으로 우리 인생 역시 소위 '천당가는' 구원이 아니라, 그 신의 성품에 참예하는데 이르도록 하셨다는 겁니다.

여기에 예수님께서 '독생자'라는 것이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즉 예수님은 '독생하신 아들 (원어로 모노게누스)'인데, 오직(모노) 예수님만 '신'께서 육신이 '되셨다(게누스)'는 의미로, 이제는 더 이상 '유일하신 아들'이 아닌, 맏아들 그리고 믿는 자들의 큰 형님이 되셔서, 우리 인생을 신의 경지에까지 이르도록 거룩하게 하시는 분이심을 말합니다. 이것은 옛 마귀가 우리가 하나님 처럼 되어서 하나님과 견주게 하려고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 고난을 통과하며 매일 십자가를 지며 순종함으로 성숙되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까지 이른다는 뜻입니다.

이제까지 55-56년을 살아오며 이러한 진리는 정말 너무 말도 안되고 현실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그렇기 때문에 소망을 가지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