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영어는 사실 미국이나 영국의 언어가 아닌, 전세계가 쓰고 있는 말이다. 마치 로마시대 이전 헬라시대를 통해 소위 '코이네' 헬라어가 여러 지역에 걸쳐 쓰였던 것, 그리고 지역에 따라 전통언어와 혼합되어 새로운 형태의 단어들이 쓰인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 글로벌 시대에 보다 정확한 번역이나 외래어 표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stem cell - 흔히 '줄기세포'라고 번역하는 이 단어이다. stem 이라는 단어 자체는 '줄기'가 맞지만, 이는 일본어 幹細胞라는 말을 그대로 가져온 것 아닌가 한다. (우리 말로 여겨지는 상상이상의 한자 단어들이 사실은 일본식 한자이다) 하지만 이 단어는 다들 아는 바와 같이, 여러 형태로 자라게 되는 '근원'세포에 가깝다. 그래서 '원세포'가 나을까 했지만 그 말은 이미 있어서 '간원세포(幹源細胞)'는 어떨까 한다.
정교분리 - 정말이지 잘못된 번역이 얼마나 큰 오해를 불러 일으켜 국가 및 사회 전반적으로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예다. 원래는 영어 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 인데, 이것을 separation of politics and state라고 오역해 놓은 것이다. 그래서 마치 종교, 특히 기독교(church)는 이 땅의 정치에 엮이지 말고, 오직 하늘의 것만 추구해야 한다는 논리로 비약되며 기독교인들은 물론이고 비기독교인들 조차 그렇게 주장하기도 한다. 이것은 '정교분리'가 아니라, '교국분리'로 번역되어야 한다. 즉 이슬람 처럼 소위 '국교'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다양한 종교적 배경의 국민들이나 정치인들이 국가정치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연준 - 미국의 소위 '연방준비은행'을 줄인 말인데, 영어로는 Federal Reserve Bank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이 Reserve라는 단어인데, 이것을 '준비'라는 단어로 번역하여 매우 우스꽝스러운 번역이 되었다. 그런데 이 역시 일본어 連邦準備銀行를 그대로 번역한 말이다. 정말이지 한국에는 이 정도를 제대로 번역할만한 기자들이나 미디어가 없는 것인가? 이제는 굳어져서 그냥 '연준'이 되어 버렸지만, '준비'라는 말은 영어의 preparation 인데, 이 Reserve라는 말은 '보유'에 더 가깝다. 즉 돈을 보유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 풀어 경제를 윤활하게 하는 것이 소위 '연준'의 역할이다. 그래서 사실 이 말은 '연방보유은행'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시스루 -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프랑스 말인줄 알았다. 원래 영어의 see through를 옮긴 것인데, 외국인에게는 아주 이상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이다. 외래어를 왜 이렇게 표기하는지 모르지만, 조금 더 영어 발음답게, '씨뜨루'라고 하면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외래어 표기의 예는 너무도 많다.
포름알데히드 - 영어의 formaldehyde를 말하는데, 영어 발음은 뽀말'드하이드 ('는 악센트)이다. 아마도 일본어 '포르므아르데히도'에서 비슷하게 가져오지 않았나 한다. 독일어 발음은 '뽐알드휘'ㄷ' 정도이다. 서양 발음 중 그 어느 것도 '포름'이라고 하지 않는다.
외래어 특히 영어 표기에서 한국어에 없는 f v th l r s 등은 그 발음 그대로 하는 것이 낫다. 예를 들어 f는 'ㅃ'로, v는 'ㅂ-'로, 'th'는 '드' 혹은 '뜨', 'l'은 '을ㄹ'로 하는 것이 낫다. 예를 들어 roll이라는 단어를 한국어로 '롤'이라고 표기하면 lol인지 roll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만일 lol이라면 'ㄹ롤'로 표기해야 더 정확한 발음이 된다
소위 '수요와 공급'이라는 말은 시장의 원리를 말하는데, 이것 역시 잘못된 번역이다. 영어로는 'Supply and Demand'이며 '수요'보다는 '공급'이 먼저 나온다. 그래서 '공급과 요구'라고 해야 하는데, 사실 '수요'를 먼저 생각하는 것은 자본주의나 시장경제의 원리가 아니라 공산주의에 가깝다. 시장 경제는 그 요구를 정확히 알지 못해도 우선은 공급을 먼저하는 것이고, 그에 대해 얼마나 요구가 따르는지, 그리고 거기에 대해 가격이 맞춰지는 것이 원래의 개념이다. 그래서 가끔 자원이나 인건비가 남용되거나 허비될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공산주의적 배급을 위한 생산이 오히려 결과적으로는 더욱 자원을 남용한다. 이렇게 '공급'을 먼저 말하는 것은 은혜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는데, 하나님의 은혜는 수학적이고 계산적인 것을 초월해서 무한한 공급이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위해 상상할 수 없는 온 우주를 지으셨고, 이것은 무한한 공급이며, 바로 그러한 것이 하나님의 스케일이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은혜이시며 우리에게 하나님의 어떠하심을 경험하게 하는 분이시다. 그분은 먼저 죄를 다 해결했으니 나아오라 하신다. 우리에게는 우리가 알기도 전에 이미 이 무한한 은혜가 주어졌다. 먼저 공급하셨다! 이제 그 공급에 대해 우리가 요구하며 얻고 누리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